남부 지방에는 1년째 가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경남 통영의 섬마을 주민들은 그야말로 '가뭄 지옥'을 겪고 있는데요.
쌀 씻을 물이 없어 밥해 먹기도 쉽지 않고, 빨래는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라네요.
김장도 그냥 바닷물로 했다고 합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남 통영에서 배로 1시간을 달려야 나오는 작은 섬마을 우도.
넉 달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유일한 식수원인 우물도 말랐습니다.
물이 부족하다 보니 김장은 아예 바닷물로 해버렸습니다.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지경이 됐습니다.
▶ 인터뷰 : 천양금 / 경남 통영 우도
- "쌀 씻는 물도 아까워서 내내 라면 같은 거 컵라면 이런 거 먹고 있다니까"
겉옷 빨래는 엄두도 못 냅니다.
▶ 인터뷰 : 문점심 / 경남 통영 우도
- "이런 두껍거나 큰 옷은 모아놨다가 부산 딸 집에 가서 세탁하고 와요."
관광지로 유명한 인근 섬 욕지도 역시 '가뭄 지옥'을 겪고 있습니다.
저수율이 15%로 내려앉으면서, 급수량도 이틀간 1,200톤에서 300톤으로 줄었습니다.
주민 900명에게 하루에 배당되는 물은 160리터가량으로 가정의 작은 욕조 하나 채울 정도입니다.
1인 평균 물 소비량 300리터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러다 보니 민박집에 손님이 끊긴 지도 오래됐습니다.
▶ 인터뷰 : 박승연 / 경남 통영 욕지도
- "오는 손님도 내보내는 형편이거든요. 앞으로 계속 이러면 생계에 문제가 생겨요. 관광객을 받지 못하니까."
지난해 통영 지역의 강수량은 2021년에 비해 60%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
기후변화로 가뭄이 계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해수 담수화와 대형 관정 사업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