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7/김주하의 '그런데'] '아동 성범죄자'가 이웃 돼서야

제시카 법. 2005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발생한 성폭행 살인 사건 피해자인 9살 소녀의 이름을 딴 법입니다.

범인은 46살 이웃집 남성이었는데 이 사건 전에 이미 아동 성범죄 전과 2범으로 10년 형을 선고받았지만 모범수란 이유로 2년 만에 출소한 상태였고 또 이런 만행을 저지른 것이었죠.

그 뒤 '내 이웃이 성범죄자인 걸 알았다면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소녀 아버지의 절규가 받아들여져 제시카 법은 탄생하게 됩니다.

현재 미국 30개 주 이상에서 시행 중인 이 법은 아동 성범죄자에게 최저 징역 25년을 적용하고 평생 위치추적 장치를 부착하며 학교나 공원처럼 아동이 많은 곳으로부터 약 610m 이내엔 아예 거주할 수 없게 하고 있습니다.

'전혀 기억나지 않습니다. 소주 세 병 정도 마시고 퍼질러 잤습니다.'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어린 '소원'이를 지켜주지 못한 못난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만듭니다.

당시 재판부는 '술에 취했다.' 그러니까 심신미약을 이유로 12년 형을 선고하거든요. 제시카 법이 나오고 3년 뒤 벌어진 사건인데도 말입니다.

"12년 후면 우리 애가 몇 살인지 아시냐?"는 부모의 오열. "그 아저씨가 나오면 어떡하지"라는 소원이의 걱정에 우린 말을 잇기 힘들었습니다.

조두순, 김근식과 같은 성범죄자가 출소한 이후도 문제죠. 아이들이 많은 학교 인근에 거주하는 걸 막을 수 없으니까요.

한동훈 장관이 어제 한국판 제시카 법의 도입을 검토할 때라고 했지만 사실 쉽지 않습니다.

우리 같이 인구가 밀집된 나라에선 이들이 학교와 공원 주변 610m 이내에서 살 수 없게 하기 힘들거든요.

'우리는 이 작은 아이 하나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영화 '소원'의 포스터에 커다랗게 적힌 이 문구에 우린 늘 먹먹해야 했죠.

이젠 제시카뿐 아니라 우리 소원이도 지켜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아동 성범죄자'가 이웃 돼서야'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