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발'이라고 불렸던 버스 터미널이 지방 곳곳에서 문을 닫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수도권에도 줄폐업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여러 대체 교통수단이 생긴데다가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직격탄을 맞은 건데, 하나둘씩 사라져가는 버스 터미널을 포커스M에서 진단해봤습니다.
윤길환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주, 문을 닫기 전의 경기도 성남종합버스터미널 모습입니다.
2004년 개장한 이후 한때는 하루 7천 명에 가까운 이용객이 드나들던 곳인데, 계속된 경영 악화로 폐업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드문드문 터미널을 찾은 이용객들은 곧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그저 아쉽기만 합니다.
▶ 인터뷰 : 송수민 / 경기 성남시
- "앞으로 이용하려면 동서울터미널까지 가야 하고, 동서울터미널까지도 오래 걸리다 보니까 앞으로는 (대전) 본가까지 가는 데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요."
20년 가까이 터미널에서 장사해 온 상인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 인터뷰 : 윤기옥 / 성남종합버스터미널 상인
- "어떻게 할 계획도 짤 수가 없어요. 지금 이 나이에 무슨 계획을 짜겠어요? 어이가 없고 이제는 뭐라고 할 말도 안 나와요."
이미 폐업한 터미널을 다시 찾아가봤습니다.
▶ 스탠딩 : 윤길환 / 기자
- "터미널 입구가 굳게 닫혀 있는데요. 지자체에선 급한 대로 건물 밖에 임시 터미널을 만들었지만, 사실상 정거장 수준에 불과해 시민들의 불편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민 한 분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임시 터미널을 밖에서 이용 중이신데 불편한 점 없으세요?"
▶ 인터뷰 : 김지환 / 경기 성남시
- "일단, 요즘 추워서. 추운 겨울이어서 춥기도 하고. 대합실도 잘 갖춰지지 않은 상태로 기다리는 모든 시민들이 불편한 것 같습니다."
고양시에 있는 한 시외버스터미널도 같은 이유로 폐업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900명까지 이용객으로 찼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썰렁한 대합실에 하루 50여 명의 승객만 겨우 눈에 띄는 형편입니다.
▶ 인터뷰 : 화정시외버스터미널 이용객
- "아무래도 불편하죠. 이제 차가 없을 테니까, 근방에. 멀리서도 여기 많이 왔는데요. (승객이 꽉 차) 차가 없어서 못 다니고 그랬는데…."
의정부시외버스터미널은 겨우 운영이 유지되고 있지만, 갈수록 버스 이용객이 줄면서 상가 대부분이 문을 닫았습니다.
▶ 인터뷰 : 의정부시외버스터미널 상인
- "손님이 있어야지 뭐. 매장이 80%가 떠나갔어요. 우리는 여기서 매일 놀다 들어가는 거야, 그냥."
인구는 자꾸 줄어드는데 버스 대신 자동차와 KTX 등 대체 교통수단은 늘면서 비수도권에선 이미 터미널 폐업이 이어져 왔습니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이동량이 급감하면서 수도권 터미널까지 적자 폭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겁니다.
상황이 이렇자 지자체가 직접 터미널을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막대한 운영비를 떠안으면서까지 터미널을 인수하겠다는 곳은 찾기 어렵습니다.
▶ 인터뷰(☎) : 유정훈 /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
- "지방 재정이 열악하다 보니까 방치를 하고 있는데 여전히 공공성이 높고 유용한 노선이 존재하거든요. 민관과 공공이 합작해서 재개발하면 어떻겠나…."
여전히 버스를 주요 교통수단으로 삼는 시민이 많은 만큼 줄도산으로 혼란이 커지기 전에 정부가 나서 터미널의 생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립니다.
포커스M 윤길환입니다.
영상취재 : 이권열·박준영·김진성 기자
윤두메 VJ
영상편집 : 오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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