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장불량 직원에 "이 XX야" 폭언한 현장 책임자, 무죄 선고...왜?

재판부 "정당한 퇴소 조처 따르지 않았기에 위법성 조각 사유 인정"

↑ 말다툼 / 사진 = 연합뉴스

산업현장 책임자가 안전 복장이 불량한 작업자의 멱살을 잡고 폭언했지만, 현장 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한 점을 인정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 모처에 있는 한 제조업체는 2020년 11월 설비 점검을 실시했습니다.

이 작업은 회사가 정한 안전 수칙을 따라 진행됐고, 현장 책임자의 역할은 △작업자 명단 확인 △작업 현장 통제 △작업 복장 불량자 현장서 퇴장시키기였습니다. 복장은 안전모, 안전화, 안전복, 안전 장갑 착용이 기본입니다.

당시 현장 책임자 A씨는 수칙에 따라 작업을 진행하고자 직원들의 작업 상태를 점검했는데, 이 과정에서 작업자 B씨가 안전복을 입지 않고 현장에 출근했습니다.

B씨는 과거에도 작업 복장 불량을 지적받은 적이 있어, A씨는 B씨를 작업장에서 퇴장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자 B씨는 작업복을 착용하고 다시 현장으로 돌아와 자체적으로 작업을 시도했고, 곧 둘 사이에서 언쟁이 오갔습니다.

결국 A씨는 B씨를 향해 "웃기는 소리 하고 있네. 이 XX가", "골 떄리네", "재미있네 이 X" 등의 폭언이 나왔고, 이내 B씨의 멱살을 잡아끌어 현장에서 퇴장시키면서 상황이 종료됐습니다.

이 일로 A씨는 모욕과 폭행 혐의로 고소당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하지만 사건을 심리한 법원은 A씨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B씨에 불쾌하고 무례한 말을 했지만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만한 언사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모욕적인 발언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정당한 퇴소 조처를 따르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면 경위와 정도가 위법성을 조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작업 불허 조치를 어긴 B씨의 멱살을 잡아끈 것뿐"이라고 말했습니다.

항소심서도 "피고인이 B씨를 제재하는 과정에서 나온 언행은 정당행위"라고 판단하며 A씨는 무죄 확정됐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iyoungkim47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