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 것처럼 경기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큰 인명피해가 났는데요.
정주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 질문 1 】
사고 당시 대체 어떤 상황이었습니까?
【 기자 】
네, 방음터널을 지나던 폐기물 수집용 집게 트럭에서 시작된 불이 벽과 천장으로 옮아붙어 대형 화재로 번졌고요.
탈출한 시민들은 시커먼 연기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덮쳤다며, 차를 버리고 뛰쳐나왔다고 사고 당시 긴박했던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화재 발생 이후 방음터널에 고립된 45대의 차량이 모두 불에 탔습니다.
이번 사고로 숨진 5명 모두 처음 불이 난 트럭과 관련이 없는 승용차 4대에서 2명, 1명, 1명, 1명씩 각각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 질문 2 】
영상을 보면 방음터널이 활활 타고 불똥이 마치 비처럼 쏟아져요. 이유가 뭡니까?
【 기자 】
인접한 주민들의 소음 피해를 막기 위해 고속도로 곳곳에는 방음터널이 설치돼 있는데요.
방음터널에 쓰인 방음판의 재질은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카보네이트로 파악됐습니다.
이번 화재 발생 구간의 과거 사진을 준비했는데요, 한번 보시죠.
쇠 구조물이 터널을 떠받치고 있고 소음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천장이 덮여 있죠.
이번 화재로 천장에 설치돼 있던 투명 방음판이 완전히 녹아내린 겁니다.
【 질문 3 】
폴리카보네이트요? 그게 대체 뭡니까?
【 기자 】
폴리카보네이트는 석유를 원재료로 만드는 플라스틱 합성수지입니다.
투명도가 우수해 햇빛을 잘 통과시키고, 강도가 높아 잘 깨지지 않고, 또 매우 가볍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은 불에 잘 타는 재질이라는 겁니다.
불에 잘 타지 않는 강화유리와 달리 폴리카보네이트는 작은 불씨에 의해서도 화재가 삽시간에 확산할 수 있는데요.
결국, 방음터널에 쓰인 방음판이 이번 화재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가격이 저렴한데다 무게 하중도 줄이기 위해 최근 방음터널에 폴리카보네이트를 시공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이번 사고로 불에 약한 방음터널의 구조적인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 질문 4 】
마지막으로, 인명피해는 왜 이렇게 커진 겁니까?
【 기자 】
무엇보다 방음터널 내부가 사실상 밀폐된 공간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첫째 이유로 꼽힙니다.
화재가 난 방음터널은 고가도로지만, 사실상 산을 뚫은 일반 터널과 비슷합니다.
쭉 뻗은 도로를 뚫고 뛰어서 밖으로 빠져나와야 하는 상황이라 운전자와 동승자들이 대피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인명피해가 커진 가장 큰 이유는 연기와 유독가스입니다.
화재에 따른 시커먼 연기와 짙은 유독가스가 터널을 순식간에 채웠는데요.
차량 탑승자들의 탈출을 어렵게 했을 뿐 아니라 소방대원들의 진입을 막는 장애물로 작용했습니다.
또 터널에 가득 찬 뜨거운 열기에 화상을 입은 부상자도 나왔습니다.
방음터널은 일반 터널로 분류되지 않아 안전 관리가 허술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이번 사고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처가 뒤따라야겠습니다. 정주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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