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에서는 요즘 내년도 예산안을 정하는 작업이 한창인데요.
일부 시의회에서 어린이 등 시민 안전과 관련된 예산을 삭감해 논란입니다.
정작 시의원들 본인들이 가져가는 급여나 연수비는 올리면서 말이죠.
이재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기도 수원의 한 초등학교 등굣길입니다.
안전펜스도 없는 인도를 따라 학교에 가는 아이들 옆으론 차들이 위태롭게 지나갑니다.
요즘처럼 눈이 많이 오는 날이면 학부모들의 걱정은 배가 됩니다.
▶ 인터뷰 : 세류초 학부모
- "신호 같은 것도 없고 펜스도 없으니까 아이들이 막 지나다니죠. 그래서 위험하죠."
▶ 스탠딩 : 이재호 / 기자
- "수원시는 이런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급한 대로 일부 구간에 안전펜스를 설치하려고 했지만, 시의회가 제동을 걸었습니다."
초등학교 안전펜스와 통학로 정비, 장애인 점자블록 정비 등다른 안전 관련 예산들도 전부 전액 삭감됐습니다.
▶ 인터뷰 : 이찬용 / 수원시의원(지난 20일, 본회의)
- "주민참여 예산안 삭감 이유는 주민의 뜻을 묵살한다든가 당쟁 때문이 아니라 주민들에게 권익과 복지가 골고루 돌아가게 하기 위함이며…."
이렇게 안전 예산은 줄인 반면, 시의원들의 의정활동비는 지난해보다 올랐습니다.
37명의 시의원 급여를 비롯해 정책개발비와 경비 등 예산이 27억 4천여만 원에서 28억 3천여만 원으로 1억 원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경기도 안성시의회도 안전과 관련한 예산은 반 토막을 냈지만, 시의원들의 국외 출장 연수비는 2배 가까이 올렸습니다.
시민들은 답답함을 넘어 분통을 터뜨립니다.
▶ 인터뷰 : 박준희 / 경기 수원시
- "속상함을 넘어서 과연 시나 시의원 분들이 어느 것을 중점을 두고 시 운영을 하시는가…. 그런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화가 나는…."
민선8기 시의회가 출범한 지 이제 겨우 6개월 남짓, 시민 편에 서겠다던 초심은 벌써 잊어버린 걸까요?
MBN뉴스 이재호입니다.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윤두메 VJ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