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명 식당 대표 살해' 계획범죄 정황 드러나

2-3시간 집 안에 숨어있던 김 씨, 피해자 귀가하자 10분만에 범행 저질러
금전 갈등에 불만을 품은 박 씨가 김 씨 부부를 사주한 것으로 추측

↑ 제주지역 유명 음식점 대표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피의자가 20일 오전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으로 압송됐다 / 사진 = 연합뉴스

제주의 한 유명 식당 대표를 살해한 일당 3명이 사전에 범행을 공모한 정황이 드러나 계획범죄에 무게가 쏠리고 있습니다.

21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살인 혐의로 50대 남성 김 씨와 김 씨 아내 40대 이 씨, 피해자와 가까운 사이인 박 씨 등 3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의 아내 이 씨와 박 씨는 음식점 대표인 피해자 살인을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폐쇄회로CC(TV)를 보면 이날 오후 1시쯤 김 씨가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피해자 자택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는 모습이 찍혔습니다. 이후 2~3시간 집 안에 숨어있던 김 씨는 피해자가 귀가하자 둔기를 이용해 살해했고, 범행에 든 시간은 10분 내외입니다.

현장을 빠져나온 김 씨는 택시를 타고 해안도로로 이동했다가 또다시 택시를 타고 인적이 많은 시장으로 이동했고, 근처에서 차량 대기 중인 B씨와 함께 제주항으로 이동, 여객선을 타고 타지역으로 도주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경남 양산에서 거주 중인 김 씨 부부는 피해자와 일면식이 없었습니다. 이들 부부는 배편을 이용해 제주도까지 와서 전혀 알지도 못하는 피해자를 살해하고 도주한 것입니다.

경찰은 피해자의 전 연인이자 김 씨의 고향 선배인 박 씨가 이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 씨가 지난 8월 피해자와 금전 문제로 다툼을 벌였고, 김 씨에게 피해자 자택 비밀번호를 알려준 것도 박 씨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금전 갈등으로 인해 불만을 품은 박 씨가 김 씨 부부를 사주해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추측 중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계획 범행으로 보고 수사 중"이라며 "피의자들 휴대전화의 디지털포렌식을 진행하고 사전 범행 공모 여부에 대해 파악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범행 이틀 만에 모두 체포됐습니다. 지난 17일 피해자 가족의 신고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19일 경남 양산에서 김 씨 부부를, 제주시 모처에서 박 씨를 잇달아 검거했습니다.

김 씨 부부는 20일 오전 제주 동부서로 압송됐고, 살해를 인정했습니다.

한편 경찰은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iyoungkim47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