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거실을 누군가가 몰래 지켜보고, 촬영해서 인터넷에 올리기까지 했다면 어떨까요?
아파트 40만 곳의 거실 '월패드'를 해킹해 촬영한 뒤 동영상을 판매하려 했던 보안전문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난방이나 조명 등을 통제하는 카메라가 달린 월패드 단말기가 해킹 타깃이 됐습니다.
김세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아파트 월패드를 해킹한 30대 남성이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불리한 진술 거부할 수 있다는 것, 체포적부심 청구할 수 있다는 것 고지해 드렸어요."
'월패드'는 아파트 현관문을 열어주거나 이웃간의 영상 통화 등을 지원하는 단말기.
여기 달린 카메라로 거실 등 집안 내부를 촬영하도록 해킹한 건데, 피해를 본 아파트만 638개 단지, 40만 가구가 넘습니다.
놀랍게도 잡힌 범인은 과거 월패드 해킹 위험성을 알리는 언론 인터뷰도 했던 이력이 있는 보안전문가였습니다.
▶ 인터뷰 : 이규봉 / 국가수사본부 사이버테러수사대장
- "본인은 (촬영물) 판매 목적이 아니라 월패드의 취약점에 대해 경각심을 고취시키기 위해서 해당 행위를 했다고 변소하고 있습니다."
특히추적을 피하려고 식당·카페에 있는 와이파이 무선공유기를 먼저 해킹한 뒤 이를 통해 아파트 중앙관리서버와 월패드에 접속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현재까지 경찰이 확보한 영상은 213개, 사진만 40만 장, 이 중에는 피해자 신체가 담긴 영상도 있는 것으로 확인돼 실제 판매 여부 등을 추가 조사할 방침입니다.
경찰은 월패드 해킹 피해를 막기 위해 월패드뿐 아니라 무선 공유기 비밀번호도 주기적으로 바꿀 것을 당부했습니다.
MBN뉴스 김세희입니다. [saay@mbn.co.kr]
영상취재 : 이동학 기자
영상편집 : 최형찬
그래픽 : 송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