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구청장·권 장관 "대화 내용 몰랐다"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지 두 달여.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이태원 참사 희생자 가족들을 제일 힘들게 하는 것은 희생자들을 모욕하는 막말과 가짜뉴스 등 2차 가해였습니다.
그런데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있는 카톡방에서 입에 담지 못할 2차 가해와 가짜뉴스가 난무했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막말을 한 사람은 박 구청장이 초대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어제(19일) JTBC 보도에 따르면, 박 구청장과 용산구민들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는 출처 불분명한 영상에 사람들의 얼굴도 가리지 않은 채 이태원 참사 희생자 가족들의 책임을 주장하는 여러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 글을 올린 이들은 "부모들 책임은 없는가. 왜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가" "끝까지 남아서 재수 없게 죽었으면 부모로서 반성을 해야지” 같은 막말을 쏟았습니다.
대화방에는 국민의힘 소속 지방자치 관련 직책을 맡은 A씨도 있었습니다.
A씨는 "유가족 협의체는 정권 탈취를 위한 목적이지, 유족을 위한 협의체가 아니다"라며 "이태원사고를 정치화하여 유족을 볼모로 윤석열 정부를 무너뜨리려는 것"이라고 폄하하기도 했습니다.
박 구청장이 있는 다른 대화방에서도 "우리도 뭉쳐서 데모 한 번 해서 분향소 부숴버리자” “정부가 이태원에 모이라고 했느냐”는 막말이 오고 갔습니다.
희생자들과 유족을 향해 "뭐 볼게 있다고 끝까지 남아서 재수 없게 죽었으면 부모로서 반성을 해야지. 사악한 좌파들과 죽이 맞아 주접을 떠냐. 개만도 못한 모자란 XX"라며 거친 말을 쏟기도 합니다.
글을 올린 이들 중 일부는 박 구청장의 초대를 받고 방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 대화방에는 용산이 지역구인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있었습니다.
이 같은 대화 내용을 제보한 한 용산구민은 "이 대화방이 권 장관의 지지 유세를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권 장관과 박 구청장은 입을 모아 "
권 장관 측은 "해당 계정은 업무용 휴대폰으로, 가지고 다니지 않아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 구청장 측은 “두 대화방에 거의 들어가지 않고 있어 어떤 대화가 오가는지 알지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