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이 나서서 '쥐잡기 운동'도 했지요. 학교에서는 잡은 쥐의 꼬리를 잘라 제출하는 숙제를 내줬습니다.
그런데 쥐를 못 잡은 학생들이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오징어 다리를 살짝 불에 그슬려 쥐꼬리라고 제출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쥐꼬리 숫자가 오징어 다리라는 불순물이 끼어들면서 목적을 위한 도구로 변질된 거죠.
'100만으로 하는 게 좋겠다.'
1985년 전두환 당시 대통령은 미국 내 재미교포 수가 74만이라는 통계가 나왔지만 "신빙성이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대통령 지시 이듬해, 실제로 재미동포 통계에는 102만 6천 명이라고 기록이 되지요.
이렇게 과거엔, 정권 입맛에 맞게 통계가 '마사지' 되는 경우는 비일비재했지만 1990년 이후엔 통계청이 독립된 부서가 되며 공신력이 생겼습니다. 아니 그런 줄 알았습니다.
최근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의 국가통계에서 왜곡 정황을 포착했거든요.
돌이켜보면 국민 눈에도 찜찜한 대목이 있습니다. 2020년 7월 김현미 당시 국토부 장관은 "3년간 서울 주택가격이 11% 올랐다"고 주장했는데 'KB국민은행 자료'엔 문 전 대통령 취임 이후 3년간 서울 전체 주택 가격 상승률은 34% 이 중 아파트값 상승률이 무려 52%에 달한다고 돼 있었거든요.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강신욱 통계청장이 첫 경제 장관회의에서 '장관님들의 정책에 좋은 통계를 만들어 보답하겠다'고 한 건 대체 무슨 의미였을까요.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거짓말쟁이들이 숫자를 이용할 궁리를 한다.' 통계 조작의 위험을 경고한 말입니다.
사람 먹는 거 갖고 장난치면 안 된다고요? 그럼 국가의 정책을 결정할 중대한 통계는요?
엄벌해서라도 다시는 국민을 상대로 숫자 장난을 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그건 국민 전체를 기만하는 것과 전혀 다를 바 없는 거니까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진실 왜곡 '통계 조작' 안 된다.'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