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엔 유가족 조롱·비하 발언 수두룩…"회복 더디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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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용산구 이태원광장에 마련된 시민분향소 / 사진=연합뉴스 |
10.29 참사로 친구를 잃은 고등학생 생존자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참사 생존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2차 가해 방지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어제(14일) 경찰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A군이 지난 12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마포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A군은 참사 이후 정기적으로 심리치료를 받아왔지만 계속되는 죄책감과 트라우마에 끝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참사 당일 친구 2명과 함께 이태원을 찾았던 A군은 인파에 40분 넘게 갇혀 있다 의식을 잃기 직전 구조됐지만 친구들이 숨지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봐야 했습니다. A군도 근육세포가 파열되는 등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친구의 장례식에 가기 위해 이틀 만에 퇴원했다고 합니다.
A군의 어머니는 A군이 심리치료를 받으면서도 온라인상의 악성 댓글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A군 어머니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11월 중순 정도에 울면서 얘기를 한 적이 있었다"며 "자기 죽은 친구들을 모욕하는 듯한 댓글들을 보면서 굉장히 화를 많이 냈다"고 밝혔습니다.
참사 희생자 이지한 씨의 어머니 역시 지난달 KBS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힘든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악성 댓글이 제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고 했습니다.
이밖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실명을 공개한 유족들을 '신상털기'하며 조롱하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참사 유가족들과 생존자들에게 참사로 인한 상처가 여전히 치유되지 않은 상황에서 2차 가해까지 곳곳에서 일어나면서 이들의 회복이 더욱 더뎌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합니다.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유가족이나 생존자들이 모여 함께 울고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유가족들을 위한 세밀한 치료 시스템을 구축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