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폭우로 큰 피해가 있었던 곳 중 하나가 서울 구룡마을인데, 폭우로 고장 난 연탄보일러를 아직 고치지 못해 주민들은 전기장판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방 안 온도는 냉장고 냉장실이나 다름없어 입김이 그대로 보일 정도였습니다.
조윤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방 안 난로 옆에 겹겹이 쌓여 있는 연탄들.
그런데 영하의 추위에도 연탄보일러는 멈춰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영만 / 구룡마을 자치회장
- "수해로 인해서 보일러가 잠기는 바람에 연탄을 줘도 땔 수 없는 상황이라…."
또 다른 집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한파 대비라고는, 얼지 말라고 수도꼭지를 틀어놓는 일과 전기장판이 전부입니다.
▶ 인터뷰 : 오경애 / 구룡마을 주민
- "아침에는 굉장히 시렵더라고요. 손가락이 깨지려고 하다가 갑자기 아침에 너무나 추워 가지고"
▶ 스탠딩 : 조윤지 / 기자
- "겨울철 실내적정온도는 18~20도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이곳 실내온도는 5도에 불과합니다."
열화상 카메라로 방 안을 살펴봐도 온통 파란빛이 돌고, 냉장고 냉장실이나 다름없어 입김도 나옵니다.
▶ 인터뷰 : 심경원 /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체온이 떨어지면 신진대사가 떨어지니까 우리 몸속의 효소 활동이나 이런 것도 다 떨어지게 되고, 체온과 면역력이 어느 정도 관계가 있어서…."
구룡마을 대부분이 연탄보일러를 이용하는데, 외출을 하고 돌아오면 연탄불이 금세 꺼지고 방 안이 좁아 아예 설치를 할 수도 없는 곳들도 있습니다.
취약계층을 상대로 정부가 에너지바우처 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최근 각 가정마다 연탄 400장씩 봉사단체의 후원을 받았지만 '그림의 떡'이 됐습니다.
구룡마을 주민들에겐 이번 겨울이 그 여느 때보다 두렵기만 합니다.
MBN뉴스 조윤지입니다. [joh.yunji@mbn.co.kr]
영상취재 : 김현석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
그래픽 : 강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