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정원장 검찰 출석…"문재인·서훈, 삭제 지시 없었다"

↑ 검찰에 출석한 박지원 전 국정원장 / 사진=연합뉴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연루된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검찰에 출석했습니다.

검찰 청사에 도착한 박 전 원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어떠한 삭제 지시를 받지 않았고, 원장으로서 국정원 직원들에게 무엇도 삭제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또 박 전 원장은 "저를 오늘 조사함으로써 개혁된 국정원을 더 이상 정치의 장으로 끌어들이지 않기를 바란다"며 "국정원은 첩보를 분석하는 업무를 해서 보고하는 곳이지, 정책 결정 부서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당시 고 이대준 씨의 월북을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 아니었냐는 질문에는 "분석관의 분석을 절대적으로 신임하고 국정원 직원들이 업무를 제대로 했다고 판단한다"고 답했습니다.

박 전 원장은 지난 2020년 9월 22일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가 북한군에 피살된 이후 이 사실을 은폐할 목적으로 관련 첩보 보고서 등을 무단 삭제한 혐의로 지난 7월 국정원으로부터 고발당했습니다.

감사원은 국정원이 이 씨 피격 다음 날인 9월 23일 새벽 1시 관계 장관회의가 열린 뒤 첩보 보고서 등 46건의 자료를 무단 삭제했다고 감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길기범 기자 road@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