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해 둔 돈을 의미하는 '네스트 에그'가 제목입니다. 통장을 보며 행복해하는 부부의 표정에선 은행에 대한 든든한 믿음과 기대를 읽을 수 있죠. 반려견과 함께 또 노인들이 편하게 이야기 나누는 모습은 동네 사랑방 같은 훈훈한 느낌까지 줍니다.
대부분 미국의 은행 창구 직원들은 이처럼 선 채로 고객을 맞고 업무를 돕습니다. 자기 은행을 믿고 찾아준 고객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표시지요.
우리 은행들도 삼복더위에는 더위를 식혀 줄 쉼터가 되기도, 엄동설한 추위에는 한파 쉼터가 되기도 했었는데, 이젠 많이 바뀌었죠.
지금 16개 시중은행은 오전 9시 30분에 문을 열어 3시 반에 문을 닫습니다. 9시 개점, 4시 폐점에서 코로나 때 영업시간이 1시간 줄었는데, 거리두기가 해제됐음에도 계속 단축근무를 유지하고 있는 겁니다.
직장인 고객 입장에선 지금의 영업시간 안에 은행 일을 본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대출 상담하려면 연차 내고 가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죠. 시간이 금쪽같은 자영업자나 중소 상공인도 마찬가집니다.
그런데도 은행이나 금융노조 측은 '요즘 창구 이용객도 많지 않고 창구 대기시간도 길지 않다.'라며 고객들 복장 터지는 말만 하고 있죠.
실제로 은행에 나가보면 운영하는 창구도 많지 않은데다, 인터넷이나 모바일 뱅킹이 어려운 금융 취약계층이 몰려 대기 순번이 무척 길어졌다는 걸 단박에 확인할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은행들이 가계·기업 대출로 역대 최대 실적을 챙기면서 시중 4대 은행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1억 550만 원으로 한해 전보다 7.6%이나 올랐습니다.
레이첼 로메로라는 작가의 작품입니다. 이런 모습으로 은행이 기억돼서야 되겠습니까.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은행 단축 근무 고수…고객만 골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