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행사 취소…투자금 횡령 공연사 대표 집행유예

재판부, 횡령금 개인적으로 사용하지 않은 점·코로나19 고려

↑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6' 행사 모습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취소된 행사의 투자금을 임의로 다른 곳에 써 횡령 혐의로 기소된 유명 음악 페스티벌 운영사 대표가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오늘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조수연 판사는 최근 업무상횡령 혐의로 기소된 김모(57)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김씨는 2020년 1월 '그린플러그드 서울 2020' 행사 개최를 목적으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을 통해 379명으로부터 8억 원을 투자받았습니다. 그린플러그드는 환경 캠페인을 표방하는 음악 페스티벌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 노을공원, 난지한강공원 등에서 열렸습니다.

하지만 2020년 초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김씨는 5월로 예정했던 행사를 한 번 연기했으며, 6월에는 결국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김씨는 투자 약정에 따라 7월 29일까지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반환해야 했지만 이미 큰 손해가 발생한 상황이었고,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같은 해 8∼12월 투자금으로 다른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약정과 다른 목적으로 3억 9,000여만 원을 사용했습니다.

이에 김씨는 횡령죄로 재판에 넘겨졌고, 재판부는 "횡령한 금액이 매우 큰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투자자 98명에게 2억 2,560만 원을 반환했고, 그중 일부가 처벌불원서를 작성해 줬다"며 "피고인이 앞으로도 투자자들에게 전부 변제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김씨가 횡령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하지 않은 점, 준비한 공연이 코로나19로 어쩔 수 없이 취소된 상황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연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ldustn2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