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 농장에서 곰이 탈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또 탈출한 곰을 사육한 농장은 불법 시설인 것으로 드러났죠.
추성남 기자와 뉴스추적 해보겠습니다.
【 질문 1 】
사고가 난 사육장은 2018년 7월부터 4년이 넘도록 불법으로 운영됐는데, 왜 그동안 아무런 조치가 없었나요?
【 답변 】
곰 사육 허가 여부는 환경부 산하 환경청이 담당합니다.
해당 농장이 낙동강유역환경청에 허가를 냈지만, 계속 반려됐습니다.
곰 사육은 전시·관람용, 그러니까 동물원 같은 시설에만 허가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해당 농장이 미등록 시설에서 곰을 사육해오다가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각각 벌금 300만 원을 부과받았고, 지금까지 계속 키워온 겁니다.
【 질문 2 】
그러면 과태료만 계속 내면서 키워도 되는 건가요? 강제 조치할 수는 없나요?
【 답변 】
곰을 몰수하면 제일 좋은데, 현재로는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몰수를 해서 보호할 시설이 없기 때문인데요.
현재 환경부에서 몰수 시설 건립을 추진 중인데, 2024년에야 전남 구례에 들어설 예정입니다.
몰수가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곰의 소유주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7월과 11월 경기도 용인에서 반달가슴곰이 탈출했던 거 기억하시죠?
이번에 사살된 곰은 바로 이 용인 농장에서 데려온 것으로 MBN 취재 결과 확인됐는데요.
용인 농장주는 울산 울주군 농장에 불법으로 판 것이 아니라 빌려줬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두고 한강유역환경청과 용인 농장주 간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울주군 농장 곰의 소유주가 누군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몰수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겁니다.
【 질문 3 】
반달가슴곰 사육 자체가 불법이라고 하는데, 그러면 지금 곰을 키우는 농가는 합법인가요?
【 답변 】
반달가슴곰은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1급이라 원래는 사육 자체를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1993년 7월에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보호' 국제협약에 가입했습니다.
협약에 따라야생 동·식물의 무질서한 채취·포획을 억제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협약에 가입하기 전부터 웅담 채취 등을 목적으로 곰을 길러온 농가들에 한해 사육을 제한적으로 허가해주고 있습니다.
용인 농장이 이런 사례입니다.
【 질문 4 】
이번에 사살된 곰이 원래 있던 용인 농장은 합법이라는 거잖아요. 그런데 불법 증식이 됐다는 얘기는 뭔가요?
【 답변 】
합벅적인 농장이라도 새끼를 낳을 땐 인공증식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사살된 울주군 농장 곰 두 마리는 증식 허가를 받지 않고 태어난 것으로 MBN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또, 곰을 사고팔 때는 양도·양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조차도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제가 한강유역환경청과 용인 농장주가 소송을 벌이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불법 증식 여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 질문 5 】
그렇군요. 곰이 농장을 탈출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거 같아요.
【 답변 】
2000년 이후 탈출한 사례를 살펴봤는데요.
총 21번 있었고, 포획 과정에서 9번은 사살됐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환경부가 전수조사에 나섰습니다.
현재 공식적으로 국내 농가 22곳에서 319마리의 곰을 사육하고 있는데, 이번 울주군 농장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2026년까지 곰 사육을 종식한다는 계획입니다.
환경부가 사육곰협회, 시민단체와 '곰 사육 종식 협약'을 체결했고, 관련법도 지난 5월 발의됐는데 별다른 논의 없이 현재 상임위에 계류된 상태입니다.
지금까지 뉴스추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