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원 모집 등 행동대원 역할을 한 조직원 구속기소
하얏트호텔 지배하는 KH그룹까지 수사 중
검찰이 국내 10대(大) 폭력 조직 수노아파에서 활동한 조직원을 구속기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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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사진=연합뉴스 |
어제(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신준호 부장검사)는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수노아파 행동대원 A씨를 2일 재판에 넘겼습니다.
1980년대 후반, 전남 목포시에서 결성된 수노아파는 국내 10대 폭력 조직으로 꼽힙니다. 이들은 인구와 지역세 등 여타 이유로 2000년대 중반 서울로 활동 무대를 옮겨 '전국구'로 세를 넓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이트와 주점 등 유흥업소를 운영하고 주택 등을 철거하는 것이 주된 사업이었습니다. 일부 건설사의 철거 용역을 도맡던 중 2009년 용산 참사에 연루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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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나이트클럽 사장을 흉기로 위협해 17억 원을 빼앗은 혐의로 구속됐던 '연합 수노아파'가 사용한 무기/사진=SBS 뉴스 캡처 |
일명 '칼침으로 수를 놓는다'는 의미로 이름을 지었다고 알려진 수노아파는 합숙 훈련까지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2006년, 경찰은 이들이 서울과 신촌, 강남 등 4개 합숙소에서 단체생활을 하며 조직원을 교육 시켰다고 밝혔습니다. 게다가 체격이 왜소할 경우 하루에 여섯끼를 챙겨 먹으며 덩치를 키웠습니다. 합숙소마다 칼과 야구방망이 등을 배치하고 인형을 찌르는 실습까지 했다고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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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랜드하얏트서울/사진=연합뉴스 |
수노아파 조직원에 대한 수사가 재개된 건 이들이 2020년 10월, 약 3일에 걸쳐 호텔에 머무르며 라이브밴드 공연을 강제 종료 시키고 안내데스크와 헬스장 등을 돌며 손님에게 위협을 가한 혐의로 고소됐기 때문입니다.
당시 조직원들은 호텔 소유주인 KH그룹 배상윤 회장을 찾으며 "60억원 갚으라"고 소동을 피우기도 했습니다. 이에 KH그룹에서 이들을 고소하며 경찰이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경찰은 올해 초 수노아파 조직원 등을 업무방해,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고 검찰이 보완수사에 나섰습니다.
검찰은 보완수사 과정에서 수노아파의 실체나 활동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서울 합숙소 등을 압수수색 했고 그 과정에서 A씨가 조직에 가입한 뒤 다른 조직원을 모집하는 역할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다만 A씨의 경우 호텔 난동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KH그룹도 수사망에 올랐습니다.
검찰이 호텔 난동 사건의 경위와 당시 조직원들이 배 회장에게 60억원을 요구한 배경을 확인 중이기 때문입니다. KH그룹이 2019년 12월 사모펀드와 함께 약 6천억원에 이 호텔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분쟁이 생겼었는데, 수노아파의 난동이 이와 관련 있는지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입니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춘천지검에서 넘겨받은 KH그룹의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 입찰 방해 사건도 수사 중입니다.
강원도개발공사는 지난해 6월, 경쟁 입찰을 통해 KH 그룹 산하 특수목적법인 KH강원개발주식회사에 7천 115억원에 알펜시아 리조트를 매각했는데, 입찰 참여 기업 두 곳 모두 KH그룹의 계열사로 드러나 사전 조율 의혹이 제기된 것입니다.
현재 해외 체류 중으로 알려진 배상윤 회장은 이 사건으로 지명수배 됐습니다.
어제(8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경찰 수사가 한창이던 2020년 12월 호텔 대표이사가 검찰 출신 변호사에서 경찰서장 출신으로 교체됐고 직후 수노아파 조직원들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는 등 KH그룹 측에 수상한 점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KH그룹 배 회장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대북송금 의혹에도 연루돼
이렇듯 조직폭력배 난동으로 시작된 검찰 수사가 점차 확대되는 형국입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