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엔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안 상정에 항의하며 김선동 당시 민주노동당 의원이 본회의장에 최루탄을 터트렸었죠.
이래선 공멸하겠다 싶었는지, 국회는 18대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2012년 5월 2일 국회 선진화법이란 걸 통과시켰습니다.
여야 합의 없이는 상임위 안건을 본회의에 가져올 수 없게 하는 조항을 담았는데, 대한민국 의회를 날치기와 몸싸움이 없는 국회로 만들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이기도 했습니다.
그럼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 국회는 선진화됐을까요. 지난주 국회 과방위 전체 회의에선
선진화법의 핵심인 안건조정위를 보란 듯이 무력화시켰습니다.
여야 각 3인씩 동수로 구성하는 안건조정위에 민주당은 비교섭단체 몫이라며 자기 당 출신인 무소속 박완주 의원을 끼워 넣어 방송법 개정안을 일방 처리 했거든요. 민주당이 다수당 횡포를 막겠다며 10년 전 관철한 국회선진화법의 취지를 스스로 깔아뭉갠 겁니다.
내년 예산안 협상도 난항입니다. 법정시한은 이미 넘겼고, 내일 끝나는 정기국회 회기 내에 예산안을 처리하겠다지만, 그럼 하루 만에 그 엄청난 예산을 다 제대로 뜯어보고 넘길 수 있다는 말일까요.
'그들이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갑시다.'
지난 2016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미셸 오바마는 품격있는 정치를 역설해 미국인뿐 아니라 세계인의 가슴을 움직였습니다.
다수결 논리로 밀어붙여 소수의 목소리를 묵살하는 야만스러운 정치가 아닌, 소통과 타협으로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자는 호소입니다. 거기에 품격이 더해진다면 더 이상 좋을 수 없겠죠. 검찰 선진화 등을 외쳤던 국회, 그래서 본인들은 선진화 잘하셨습니까.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선진화법 10년…국회는 더 후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