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 설립에 반대하는 총경 회의를 강행해 지시 불이행으로 징계위원회에 넘겨진 류삼영 총경에 대해 윤희근 경찰청장이 중징계 요구를 했습니다.
앞서 경징계를 권고한 시민감찰위원회 의견을 뒤집으면서 경찰 내부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데, 류 총경은 "경찰국 설립이 이태원 참사의 원인 중 하나"라며 비판했습니다.
이시열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7월 경찰국 설립에 반대하는 전국 총경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
경찰청 시민감찰위원회가 류 총경에 대해 경징계를 권고했지만,
윤희근 경찰청장은 반대로 중징계를 요구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경찰청 중앙징계위원회에 출석한 류 총경은 취재진에게 이번 이태원 참사의 원인도 경찰국 설립과 무관하지 않다고 꼬집었습니다.
▶ 인터뷰 : 류삼영 / 총경
- "경호·경비에 올인(집중)하는 모습으로 해서 이번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지금 이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언제 다시 또 같은 큰일이 날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또 지난 7월로 돌아가 다시 경찰국 설립을 반대하겠냐는 질문에도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류삼영 / 총경
- "그 당시에는 직을 걸고 막았는데 다시 돌아간다면 제 목숨을 걸고 막았어야 될 일이었는데, 제가 잘못한 겁니다."
▶ 스탠딩 : 이시열 / 기자
- "경찰 내부에서도 류 총경에 대한 중징계 요구가 불합리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국 5개 시·도청직장협의회는 중징계를 철회하라는 입장문을 냈고, 800여 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작성해 징계위에 전달했습니다.
경찰 내부망에도 이를 지지하는 글과 댓글들도 여럿 올라왔습니다.
윤 청장이 중징계를 요구한 배경에 윗선 개입을 묻는 질문에 "부정하지 않겠다"라고 답해 또 다른 논란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이시열입니다. [easy10@mbn.co.kr]
영상취재 : 이동학 기자
영상편집 : 오혜진
그 래 픽 : 정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