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이나 주식을 권유하는 스팸 전화 많이들 받아보셨을 겁니다.
도대체 내 전화번호를 어디서 어떻게 알아냈을까 궁금하실 텐데, 지하주차장에서 전화번호만 전문적으로 수집하는 아르바이트가 있다고 합니다.
이런 불법 개인정보 수집 행위를 제지하는 경비원을 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추성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성이 지하주차장을 서성이며 차량에 남겨진 전화번호를 적습니다.
아파트 커뮤니티에 이 영상을 올린 입주민은 이런 일이 있은 뒤 스팸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또 다른 아파트에도 후드티를 눌러쓴 남성이 주차된 차에 다가가 전화번호를 기록합니다.
잠시 뒤 경비원이 다가와 제지하자 밀치고 폭행하기 시작하는 이 남성.
줄행랑을 치는가 싶더니 갑자기 열린 차량 문에 부딪혀 그대로 바닥에 쓰러집니다.
▶ 스탠딩 : 추성남 / 기자
- "언젠가부터 이런 지하 주차장에서 휴대전화 번호를 불법 수집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전화번호를 모으는 전문 아르바이트생이 생겨났고, SNS엔 이런 일을 할 사람을 찾는 모집 광고가 넘쳐납니다.
수집된 전화번호는 주로 부동산이나 주식 등 투자 권유 마케팅에 활용되는데, 40대 이 모 씨는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스팸 전화에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며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스팸 전화 피해자
- "전화가 오자마자 저도 모르게 막 소리 질렀어요. 이런 전화 하지 말라고. (그랬더니) 그쪽에서 비아냥거리듯이 약 올리듯이 제 정보를 다른 곳이랑 공유해서 더 많이 (전화가) 올 것이다…."
개인정보 침해 상담·신고는 최근 4년 새 급증했지만, 처벌은 경미한 수준입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허위나 부정한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얻거나 처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정보 주체의 동의 없는 개인정보 수집을 금지하는 조항이 있지만, 벌칙은 과태료 처분에 불과합니다.
실제로 분양회사 직원이 지난해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600여 개의 전화번호를 수집했는데, 과태료 처분을 받는데 그쳤습니다.
▶ 인터뷰 : 이정석 / 법무법인 영진 대표 변호사
- "피해 범위가 넓고 범죄 행위 자체가 조직적이고 집단적이고 영리적으로 이뤄진 경우는 과태료 처벌뿐만 아니라 형사처벌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상업적 이익을 위해 타인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해 피해자가 늘고 있는 만큼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때입니다.
MBN뉴스 추성남입니다.[sporchu@hanmail.net]
영상취재 : 임채웅·안지훈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
그 래 픽 : 송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