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음주 사망사고' 운전자에 경찰, 뺑소니 혐의 제외

스쿨존에서 음주 운전하다 초등학생을 숨지게 한 남성에게 경찰이 '뺑소니' 혐의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일 서울 청담동에 있는 초등학교 앞에서 하교하던 9살 어린이를 치어 숨지게 한 30대 남성 A 씨에 대해 이른바 '민식이법'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등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뺑소니' 혐의가 인정되면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 징역형에 처할 수 있어, '민식이법'보다 법정형이 높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도 뺑소니 혐의 적용을 검토했으나, A 씨 차량이 대형 SUV라 운전석에서 피해자가 보이지 않는 점, 또 사고를 낸 뒤 2m 떨어진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긴 했지만, 해당 도로가 자주 덜컹해 확인 차 40초 만에 사고 현장으로 뛰어 돌아온 점, 119에 신고하는 등 구급 조치를 다 한 점 등을 고려해 최종 제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선 경찰서에서 뺑소니 교통사고를 판가름하는 기준인 가해 운전자의 사고인식·구호조치·도주 의사 여부에 저촉되는 게 없다는 건데 일각에서는 소극적 혐의 적용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SNS를 통해 "특별했던 아이를 황망하게 떠나 보내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수사와 재판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오지예 기자 calling@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