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찾아온 한파에 급히 난방을 해야하다보니 아무런 점검 없이 일단 기름보일러 떼는 분들 많으시죠.
그런데 그냥 썼다간 보일러 안에 남아있는 부산물 때문에 일산화탄소 질식 위험이 있다고 합니다.
윤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갑작스런 한파 소식에 고장난 기름보일러를 미처 고치지 못했다는 70대 한만수 씨.
난방이 안 돼 방바닥은 차갑고, 실내 온도는 바깥이나 다름 없습니다.
"안에 온도가 높으면 약간 붉은기가 돌거든요. 근데 파랗잖아요 이 방 자체가 지금."
한 씨는 뒤늦게 보일러 교체를 신청했지만, 당장은 방법이 없었습니다.
▶ 인터뷰 : 한만수 씨 아들 / 서울 상계동
- "이 동네 자체가 다 기름 보일러야. 여기 원래 도시가스가 안 들어오니까."
▶ 스탠딩 : 윤현지 / 기자
- "한 씨의 동네처럼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지역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10가구 중 1가구는 여전히 기름보일러를 사용하는데, 문제는 안전관리가 어렵다는 겁니다."
지난 10월 전북 무주에서 일가족 5명이 숨진 원인은 기름보일러의 연통에서 새어나온 일산화탄소 때문이었습니다.
경유나 등유를 쓰는 가정용 기름보일러는 그을음 같은 연소 부산물이 많아, 일산화탄소 유출 위험이가스보일러보다 큽니다.
하지만 1년에 2번, 도시가스 공급업체에서 점검하는 가스보일러에 비해 기름보일러 점검은 사실상 없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 인터뷰(☎) : 공하성 /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미국 같은 경우는 거의 100% 일산화탄소 경보기가 다 설치돼 있다고 생각하면 돼요. 누수는 없는지 이런 부분들 꼼꼼하게 확인하고…."
기습 한파에 취약계층 주거지의 기름보일러 점검을 공공서비스 영역에 포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현지입니다. [hyunz@mbn.co.kr]
영상취재: 이성민 기자
영상편집: 김민지
그래픽: 임주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