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5천 가구가 넘는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갑작스런 한파에 전기가 끊기면서 주민들은 3시간 넘게 추위에 떨고, 주민 16명은 승강기에 갇히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4년 전 폭염에도 이처럼 똑 닮은 정전 사태가 있었는데요.
이유가 뭘까요?
조윤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아파트 단지 전체가 불빛 한 점 없이 온통 깜깜합니다.
어젯밤 8시쯤 서울의 한 아파트가 정전돼 5,500가구가 불편을 겪었습니다.
갑작스레 찾아온 한파에 전기까지 끊기며 일부 주민들은 주변 호텔로 잠자리를 옮겨야 했습니다.
▶ 인터뷰 : 이승열 / 아파트 주민
- "다 불이 꺼져 있고 그런데 소방차 삐뽀삐뽀 오고 하니까 아무 안내도 없이 좀 불안했던 것 같아요. 엘리베이터가 당연히 안 되고요."
▶ 스탠딩 : 조윤지 / 기자
- "정전으로 인해 승강기 안에 갇혀 있던 주민 16명이 구조됐고, 집 안에서 산소호흡기를 사용하던 주민 2명도 출동했던 구급대원에게 응급조치를 받았습니다."
긴급 복구를 통해 3시간 만에 전기가 공급됐지만 4년 전 폭염 때와 꼭 닮은 정전 사태에 주민들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 인터뷰 : 황선각 / 아파트 주민
- "(2018년에) 냉방을 모든 집들이 다 사용하니까 정전이 한 달 동안 10번 이상 일어났죠. 근본적인 해결이 없으면 또 안 일어난다는 보장이 없죠."
노후화된 변압기가 문제로 지적되지만 비용 탓에 교체가 쉽지 않습니다.
▶ 인터뷰 : 노태윤 /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
- "비용이 엄청 많이 들죠. 전에 회의에서 교체하려고 시도는 한 모양이에요. 근데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는데 흐지부지됐다고"
오래된 변압기가 설치된 아파트는 전국에 4,188단지,
25년이 넘는 변압기는 한전 등이 교체 비용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신청한다고 바로 교체가 되는 게 아니어서 언제든 한파 속 정전 사태는 또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MBN뉴스 조윤지입니다. [joh.yunji@mbn.co.kr]
영상취재 : 임채웅·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최형찬
그래픽 : 정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