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초동대응 미흡…편의점 직원 무차별 폭행 男 경찰 간 뒤 재방문

경찰, CCTV 확인 후 주변 둘러본 뒤 돌아가
같은 건물 사우나복 입었다고 말했지만 확인 안 해
사우나 직원, 가해자 "매일 오던 손님"

지난 24일 서울 소재의 한 편의점에서 사우나복 차림의 남성이 20대 직원을 무차별 폭행했습니다. 먼저 반말하고선, 직원도 반말로 대응하자 주먹과 손바닥으로 마구 때린 것입니다.

문제는 경찰의 대응입니다. 충분히 가해자를 검거할 수 있었음에도 초동 대응이 미흡해 경찰이 떠난 뒤, 가해자는 또다시 편의점에 등장했습니다.

어제(30일) MBC에 따르면 지난 24일 서울 강동구의 한 편의점에 주황색 사우나 복에 외투만 걸치고, 마스크도 쓰지 않은 중년 남성 A씨가 방문했습니다. A씨는 음료수를 사려는가 싶더니 직원에게 종이컵을 던지는 등 행패를 부렸습니다. 이에 직원이 계산대 안쪽으로 피하자, 음료수병을 가져와 계산하고 전부 깨트렸습니다.

또 반말하는 A씨에 직원이 참다못해 똑같이 반말하자 "어린놈의 xx가", "머리에 피도 안 말랐다" 등 폭언을 내뱉었습니다. 급기야 계산대 안쪽까지 들어와 직원의 얼굴을 무차별하게 때렸습니다.


CCTV에 포착된 폭행만 17차례로 직원은 전치 3주를 진단받았습니다.

직원은 유리병을 바닥에 던지며 죽일 듯 때렸다며 "계속 맞았다. 얼굴 맞고, 복부 만고, 머리채 잡히고"라고 사건을 회상했습니다. 이후 직원이 112 비상벨을 눌러 신고하자, 남성은 유유히 자리를 떠났습니다.

문제는 경찰의 대응이었습니다. 직원이 A씨가 사우나복 입고 있었다고 증언했지만 방문조차 하지 않고, CCTV 확인 후 주변만 둘러보고 간 것입니다. 해당 사우나는 편의점과 같은 건물에 위치했습니다.


사우나 직원은 "요 근래 매일 거의 왔던 손님이었다"며 경찰이 찾아왔냐는 질문에 "그런 적도 없어요"라고 답했습니다.

이에 A씨는 경찰이 떠나고 2시간 뒤, 편의점을 다시 찾아 또 행패를 부렸습니다. 피해 직원은 "(A씨가) 언제든 다시 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공포감을 호소했습니다.

한편 경찰은 "현장에서 영수증을 확보했고, 긴급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엄격히 수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