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반출입량 급감...시멘트업계 누적 피해 464억 원
화물연대 파업이 오늘(27일)로 나흘째에 접어드는 가운데 물류 차질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평소보다 20% 아래로 급감하고 시멘트 출하량은 평소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 화물연대 파업이 오늘(27일)로 나흘째에 접어드는 가운데 물류 차질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정부와 화물연대는 내일(28일), 실무진 면담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
건설현장에선 당장 이번 주부터 셧다운 사태가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완성차와 철강, 정유 업계도 공급 차질로 피해가 가시화되는 분위기입니다.
일단 정부와 화물연대의 공식 대화 틀이 마련되면서 파업 사태는 분수령을 맞고 있습니다. 그러나 양측이 '강 대 강'으로 맞서고 있는 형국이라, 당장 사태 해결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입니다. 첫 교섭에 성과가 없을 경우,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포함해 더욱 강한 압박을 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와 국토교통부는 내일(2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실무진 면담을 할 예정입니다. 화물연대와 국토부가 공식 대화를 나누는 건 지난 15일 이후 처음입니다.
이번 대화는 국토부 요청을 화물연대가 받아들이면서 성사됐습니다. 대화에 참여하는 화물연대와 국토부 양측 간부들은 이번 교섭에서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여부 등을 놓고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대화의 물꼬가 트였을 뿐, 이번 대화는 양측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화물연대는 현재 ▲ 안전운임제를 영구화하고 ▲ 적용 차종과 품목을 철강재, 자동차, 위험물, 사료·곡물, 택배 지·간선 5개 품목으로 확대 ▲ 정부·여당의 안전운임제 개악안을 폐기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정부는 안전운임제의 일몰제를 3년 연장하되 품목 확대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교섭에서 기존 정부 입장을 강조하고 조건 없는 파업 철회를 촉구할 방침입니다. 반면, 화물연대 측은 "요구사항을 변경하는 것은 없다"며 "이야기를 들어보고 반박할 것은 하겠다"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첫 교섭에 성과가 없다면 정부는 파업 중단을 위한 압박 강도를 한층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르면 오는 29일 국무회의에서 업무개시명령이 심의·의결될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파업에 따른 물류 차질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어제(27일) 오후 5시부터 오늘(28일) 오전 10시까지 6천208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평시(3만6천824TEU) 대비 17%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어제(27일) 10만3천t의 출하가 계획됐지만, 화물연대 파업으로 실제 출하량은 9% 수준인 9천t에 불과했습니다. 피해 금액 역시 누적 464억원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시멘트 저장소에서는 경찰의 도움을 받아 시멘트 출하가 이뤄졌지만, 시멘트 생산공장과 수도권 출하 기지에서는 출하가 거의 중단된 상태입니다. 업계에서는 시멘트 운송 차질로 레미콘 품귀 현상이 발생하면서 이번주부터 공사가 중단되는 건설 현장이 속출할 것으로 우려하고
철강 역시 화물차를 이용한 출하가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고, 철도와 해상 운송만 진행 중입니다. 여기에 4대 정유사(SK,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차량 중 70~80%가 화물연대 조합원이어서 재고가 떨어진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정광재 기자 indianpa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