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징집·프락치 강요' 51년 만에 진실규명…"국가가 인권침해"

【 앵커멘트 】
1970년대와 80년대, 군대와 대학가에서 벌어졌던 '강제징집, 프락치 강요' 사건에 대해 진실화해위원회가 국가의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밝혔습니다.
강제 징집의 피해자 187명도 처음 인정됐습니다.
이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1971년부터 1989년까지 박정희, 전두환 정권은 학생운동에 참여한 대학생들을 강제 입영 조치했습니다.

당시 정권은 이들을 상대로 고문과 협박을 해 정보원으로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피해자는 있었지만, 가해자는 애매하던 당시 강제 징집 조치에 대해 진실화해위원회는 국가 공권력의 중대한 인권 침해라고 결론내렸습니다.

진화위는 3천 명에 가까운 사건 관련자 명단을 확인한 뒤 187명을 피해자로 인정했습니다.

진화위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과거 경찰은 학생들을 강제징집하는 과정에서 '행동대' 역할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과 국방부 등 정부기관들의 합작으로 사상 전향을 위한 고문도 이어졌습니다.

▶ 인터뷰 : 김용신 / 강제 징집· 공작 사건 피해자
- "나무에 이렇게 매달아 놓고 숨을 못 쉬게 한다든가 구타했다든가 그런 것들을 일주일 내내…. 군대에서 내내 사찰과…."

특히 전두환 정권은 이런 작업을 '녹화 공작'이라 불렀는데, 이후 이름을 바꿔가면서까지 인권침해를 계속해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 인터뷰 : 서지석 / 강제 징집· 공작 사건 피해자
- "이제는 잠이 안 오죠, 그때 생각하면. 아직도 잠이 안 와요. 그래서 정신과를 다녀요. 국가가 우리를 치료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진화위는 행정안전부·국방부 등 관련 기관이 피해자들에게 사과할 것을 권고하면서, 피해자들의 고통을 치유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이혁재입니다. [yzpotato@mbn.co.kr]

영상취재: 신성호 VJ
영상편집: 이우주
그 래 픽: 임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