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로 목숨을 잃은 배우 고(故)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는 유가족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라고 밝혔습니다.
조 씨는 22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근황을 전했습니다. 그는 "지금도 아들 방에 보일러를 틀고 있고, 물건도 하나도 건드리지 않았다"면서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밤에 구둣발 소리가 나면 '어? 얘가 촬영을 마치고 들어오나' 싶은 생각에 잠들 수도 없고, 환청에 시달린다"고 털어놨습니다.
'어떤 점이 가장 견디기 힘들었냐'는 질문에는 "악성 댓글이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고 답했습니다.
조 씨는 '왜 놀러갔냐, 부모는 왜 잡지 못했냐'는 댓글에 "이태원에 그럼 놀러가지 공부하러 가냐"고 대답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초등학생은 소풍을 가고, 중고등학생은 수학여행을 가고, 대학생은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어른들은 단풍놀이를 간다. 왜 다 큰 성인을 잡아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특히 사건과 관련한 진상규명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비판했습니다.
조 씨는 "저희 아이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몇 시에 갔는지, 어느 병원에 있었는지 제대로 과정을 아는 분이 없다"면서 "왜 나라에서 그런 과정조차 부모에게 설명해주지 않는 거냐"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이어 "아무리 더듬어 생각해봐도 사과를 받은 적은 없는 것 같다"며 "29일이 참사일이라면 적어도 30일, 31일에는 '못 살펴서 미안하다, 돌봐주지 못해서 죄송하다'라는 유가족들에 대한 사과가 발 빠르게 있어야 한다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조계종에서 대통령이 한 사과는 방송용 아니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최근 유가족과 부상자 등에 대한 국가배상이 논의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조 씨는 "이거 줄 테니까 위안 삼아서 진상규명 그만 외치고 가만히 있으라는 뇌물이냐"면서 "10조를 받아도 그것이 국가배상에 합당한 금액인가 생각할 정도다. 그런 뇌물이면 필요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유가족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과와 추모 공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가장 필요한 것은) 158명과 부상자들을 모아놓고, 처음에 사과가 늦었다면, 지금이라도 우리들을 모아놓고 진심어린 사과 한 마디 하는 것이라고 생각
조 씨는 "영정 사진도 위패도 없는 곳에다 국화꽃을 헌화하며 애도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대통령의 사과와 추모공간 마련,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