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영어 23번 '사설 모의고사와 판박이' 논란...평가원은 "우연"

사설 모의고사와 '한 문장 제외하고' 똑같은 지문 제시

↑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23번 문항, 유명 대형학원 강사 A 씨가 배포한 모의고사 지문. / 사진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누리집, 온라인 커뮤니티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문항 지문이 대형 학원 모의고사에 출제된 지문과 동일하다는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우연의 일치"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치러진 수능 영어 23번 문제에서는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인 캐스 선스타인의 저서(Too Much Information)에서 발췌한 내용이 지문으로 제시됐습니다.

이는 모 대형학원 스타강사 A 씨가 수능 직전 수강생들에게 제공한 모의고사에 나온 지문과 한 문장을 제외하고 동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다만, A 씨는 해당 지문을 제시한 뒤 '문맥상 낱말의 쓰임이 적절치 않은 것'을 고르도록 했고, 수능에서는 해당 지문을 읽고 '주제가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는 문제가 출제됐습니다. 문제는 다르지만 같은 지문이 출제된 겁니다.

이에 평가원 게시판에는 23번 문제의 부적합성을 지적하는 민원이 쏟아졌습니다. 한 수험생은 "해당 강의를 들은 학생들은 지문을 읽지도 않고 정답을 골랐다고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평가원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수능 출제를 주관한 평가원 관계자는 "수능 출제위원들이 시중에 출간된 문제지 등에서 기출제 된 문제를 배제한 뒤 수능문제를 출제하는데, 이 과정에서 대형학원 강사 개인이 출제한 문제까지는 검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문이 겹친 부분은 우연의 일치이며, 해당 지문에 대한 문제는 내용 자체가 달랐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