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2023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 23번 문항(왼), 대형 입시학원의 스타강사 A씨가 배포한 모의고사 문항(오) /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영역의 23번 문제가 사설 모의고사와 판박이라는 이의 신청이 다수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늘(21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23학년도 수능 문제 및 정답 이의 신청 게시판에는 영어 영역 23번 문제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의 신청을 제기한 이들은 "23번 지문은 유출 등 오류가 의심되며 3년 간 준비해온 학생들에게 너무나 큰 실망을 안겨준 점에 대해서 정확한 원인 파악과 더불어 사과하고 전원 정답 처리가 맞다고 본다", "사설 모의고사와 판박이로 내셨더라. 항상 수능 출제 전에 사설 모의고사들을 어느 정도 검토한다고 들었는데 1타 강사의 문제를 검토 중에 놓친 건 자격 부족, 근무 태만 아니냐", "누군가에게만 유리한 문제이며 이것이 알려진 이상 모두 맞게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
↑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선유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전날 치른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채점표를 작성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23번 문항은 주어진 지문을 읽고 가장 적절한 주제를 찾는 문제로, 3점이 배점됐습니다. 논란은 사설 모의고사 문제 지문과 23번의 지문이 마지막 문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유사하다는 것이 알려지며 시작됐습니다.
온라인에 올라온 사설 모의고사의 지문은 미국의 법학자이자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로 알려진 캐스 선스타인이 지난 2020년 출간한 저서 'Too Much Information' 일부에서 발췌된 것으로 대형 입시학원의 스타강사 A씨가 수능 직전 제공한 것입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아는 문제를 쉽게 풀고 다른 문제를 풀 수 있는 시간까지 확보한 아이들과 그 문제를 풀기 위해서 애를 쓰다 결국 못 풀어서 틀리고 나머지 문제에도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 학생과의 차이는 1문제 차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국 2~3문제의 차이가 되는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번 일을 계기로 사교육을 오히려 더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평가원은 수능 출제오류 방지 등을 위해 검토위원을 대폭 늘리고 출제 기간을 3일 연장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 같은 노력에도 사설 모의고사와 유사한 문제가 출제됨에 따라 비판을 피하긴 어려울 전망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