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학회 학술지 논문 "꿀벌 생태에 맞춘 기상 관측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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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가루를 수집 중인 꿀벌/사진=연합뉴스 |
지난겨울, 자칫 식량난으로 이어질 수 있는 꿀벌 대거 폐사가 있던 가운데 한국양봉학회가 그 원인으로 극심한 가을 기온 변화를 꼽았습니다.
농식품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지난해 겨울 폐사한 꿀벌은 39만 봉군(封君·벌떼)로 78억 마리입니다. 이는 국내에서 사육되는 꿀벌의 약 16%에 달합니다. 꿀벌은 꽃가루를 옮겨 수분을 돕기에 꿀벌이 사라진다면 농업이 크게 타격받아 식량난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겨울 꿀벌 피해는 극복된 것으로 봤습니다. 하지만 "올겨울에도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농촌진흥청, 전문가,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러한 와중, 어제(20일) 한국양봉학회 학술지에 지난해 겨울 일어난 집단 폐사의 원인을 분석한 '꿀벌의 월동 폐사와 실종에 대한 기온 변동성 영향'이라는 논문이 공개됐습니다.
논문에서는 꿀벌 폐사에 영향을 주는 기상 현상으로 △10월 급격한 기온 변화 △11~12월 이상고온 현상 △올해 1~2월 이상고온과 한파를 주목했습니다.
우선 논문은 꿀벌 폐사 피해가 가장 컸던 전남 영암군의 날씨를 분석해 그 원인을 추적했습니다. 해당 지역에서는 작년 10월 초,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지다 16일 낮과 17일 아침 사이에 기온이 급하강해 이상저온 현상이 일어졌습니다. 이에 논문은 "극적인 기온 변화가 꿀벌 생태와 생리에 큰 타격을 줬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10일은 일평균기온과 일 최고기온이 대부분 지역에서 13.5도 이상이었고 일 최고기온은 22.5~27.0도 이상이었습니다. 일 최고기온이 31.5~36.0도에 달한 지역도 있었습니다.
이로부터 불과 일주일 뒤인 17일에는 일 최저기온이 높아야 4.5~9.0도였고 일 최고기온은 13.5~18.0도가 최고치였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작년 10월 전국 일평균기온 최고치와 최저치 차이는 16.2, 일평균 기온 간 표준편차는 5.1도로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년 이후 가장 큰 폭이었습니다.
논문은 "꿀벌 생리는 온도에 민감하고 (꿀벌의) 활동은 기온변화에 크게 좌우된다"라
연구를 수행한 이승재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국가농림기상센터 연구개발부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겨울 기상 상황은 꿀벌 생태에 아주 불리했다"라면서 "앞으로 심층 연구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