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난치병 앓는 고3 수험생, 병상서 링거 맞으며 수능 치른다

온몸을 망치로 때리는 느낌…극심한 근육통 딛고 '병상 수능'
"포기 안 한다"는 말에 부모·병원 돕기로

↑ 고신대병원 병실에서 수능을 치르게 되는 A양 / 사진=고신대병원 제공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는 오늘(17일) 부산에서는 희귀난치병을 앓는 한 여고생이 대학병원 입원실에서 시험을 치릅니다.

이날 오전 8시 10분 부산 서구 고신대병원 6층 병동 한 입원실에 마련된 고사장에 A양이 시험을 치르기 위해 입실했습니다. 해당 고사장은 교육 당국과 병원이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는 A양을 배려해 만든 시험장입니다.

A양은 3세 때 '장쇄 수산화 탈수소효소 결핍증'이라는 희귀 난치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 병은 몸속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글리코겐이 사라지고 나면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는 병입니다.

의료진에 따르면 A양의 경우 몸이 칼에 베이는 듯하고 망치로 때리는 것과 같은 극심한 전신 근육통을 앓고 있으며, 해당 증상에 대한 치료가 늦어지면 갑작스럽게 사망하거나 뇌 손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수능처럼 장시간 시험을 치를 때는 응급상황이 올 가능성이 매우 커서, A양이 시험을 모두 마치려면 인공 혈관 등으로 링거를 맞는 등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A양의 어머니는 "딸이 시험을 앞두고 긴장은 했지만, 어젯밤에 잘도 잘 잤고 컨디션이 좋다"면서 "시험이 무사히 끝나도록 온종일 기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딸에게 '너에게는 너만의 속도가 있고 지금까지 잘 해왔다'는 말을 해줬다"면서 "딸이 수능을 치를 수 있게 여러 배려를 해주신 병원 측과 교육 당국, 부경고등학교 선생님들, 응원해 주신 많은 분께 감사의 인사를 꼭 드리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선예랑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nyehr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