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2만여 톤을 비료라고 속여 판 뒤, 농지에 불법 매립해 13억 원을 챙긴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농민들이 큰 피해를 봤는데, 조폭은 물론 퇴직한 고위 공무원까지 범행에 가담했습니다.
장진철 기자입니다.
【 기자 】
굴착기가 밭에 큰 구덩이를 팝니다.
대형 트럭들이 밭으로 들어가 시커먼 물체를 쏟아붓고 갑니다.
가까이 가서 만져보니 산업용 폐기물입니다.
이 폐기물에 흙을 뿌려 섞은 뒤 덮어버립니다.
경찰이 땅을 파자 불법 폐기물이 그대로 드러나고 악취까지 진동합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거름이 아니고 (하수도)수채 꺼내놓은 거 그런 거더라고. 썩어빠진 냄새가 나고, 몇 날 며칠…."
경북 군위와 영천 등지에서 상가 건물 폐기물 등을 불법 매립한 업체 대표 등 20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2020년 3월부터 폐기물 2만여 톤을 농민들에게 비료로 속여 판 뒤 밭에 묻은 겁니다.
챙긴 금액만 13억 원.
조직폭력배와 퇴직한 시청 환경국장, 군 의원까지 범행에 가담했습니다.
▶ 인터뷰(☎) : 이진식 / 경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계장
- "조폭이라든지, 폐기물 처리업자, 전직 공무원 등을 밝혀내게 됐습니다. 공무원들은 민원 해결 혹은 법률자문 이런 형태의 역할을 했습니다."
농민들은 폐기물을 비료로만 알고 돈까지 주고 샀는데, 농작물이 말라죽는 등 큰 피해를 봤습니다.
경찰은 폐기물 처리업체 대표 등 5명을 구속하고 15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장진철입니다. [simwy2@mbn.co.kr]
영상취재 : 김형성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