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독 남부지방의 가뭄이 심각합니다.
143만 인구의 광주시 수돗물도 앞으로 100일 정도면 바닥을 보이고, 제주에선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올겨울 큰 눈 소식도 없을 전망이라 물을 아끼는 방법이 최선이라는 겁니다.
포커스M, 정치훈 기자가 가뭄 현장을 찾아봤습니다.
【 기자 】
광주의 한 시내버스 차고지에서 세차를 합니다.
버스 한 대를 씻는 데 들어가는 수돗물은 300리터, 시민 한 사람이 하루에 쓰는 양과 같습니다.
최근에는 이 물조차 아껴야 해서 세차 횟수를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광주천 상류에 시냇물이 흐릅니다.
수질오염 예방을 위해 영산강에서 끌어온 하천유지용 물입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하루 3만 톤가량의 강물이 쉴 새 없이 쏟아지고 있는데, 사정이 급하면 이곳 물이라도 정수해 수돗물로 공급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143만 광주시민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동복호의 저수율이 거의 바닥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호수 중간 지점부터는 올해 단 한 번도 물이 닿지 않아 초원이 됐습니다.
지난 주말에 비가 왔지만, 겨우 34mm,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이대로 가면 100일쯤 뒤에는 광주시 수돗물이 끊깁니다.
▶ 인터뷰 : 임동주 / 광주상수도본부 물운용총괄과장
- "현재 극단적으로 비가 오지 않을 경우 내년 3월 말이면 고갈될 수가 있습니다."
제한급수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광주시는 수도요금 천 원을 아끼면 2천 원을 깎아주는 조례까지 만들어 물 절약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제주의 한 오름 정상에 제단을 만들고 절을 합니다.
심한 가뭄으로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자 농민들이 기우제를 지내는 겁니다.
지난달 제주에 내린 비는 고작 20mm, 흙먼지가 날릴 정도입니다.
월동 무가 제대로 자라지 않아 자칫 김장 물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 인터뷰 : 안창운 / 제주 월동 무 농가
- "12월 중순이 되면 (수확) 작업을 해서 육지 도매시장에 올라가야 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 상태로는 작업이 안 돼요. 비가 온다는 보장도 없고…."
야속하게도 기상청은 올겨울 가뭄 지역인 전남 등지에는 눈도 평년보다 적게 내릴 수 있다고 예고해 시민과 농민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포커스M 정치훈입니다. [pressjeong@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KCTV제주방송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