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보고서 삭제 의혹' 전 용산서 정보과장 소환…첫 피의자 조사

특수본 출범 2주 만에 첫 피의자 조사
윤희근 경찰청장 "현 단계서 특수본이 가장 공정한 수사 방법"

↑ 현판 걸린 이태원 사고 특수본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핼러윈 기간 위험분석 보고서가 삭제됐다는 의혹과 관련, 15일 오후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 김모(51) 경정을 불러 조사합니다.

특수본이 피의자를 소환 조사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참사 나흘째인 지난 1일 출범한 특수본은 2주 동안 김 경정 등 7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김 경정과 전 정보계장 정모(55) 경감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증거인멸·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지난 7일 입건됐습니다.

김 경정은 이태원 참사 사흘 전 소속 정보관이 작성한 핼러윈 기간 위험분석 보고서를 참사 뒤 다른 직원을 시켜 사무실 PC에서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후에는 이런 내용의 보고서가 작성된 사실을 숨기려고 직원들을 회유한 혐의도 있습니다.

'이태원 핼러윈 축제 공공안녕 위험 분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는 '많은 인파로 인한 보행자들의 도로 난입, 교통불편 신고, 교통사고 발생 우려' 등 문구가 포함됐지만 '인파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 같은 표현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수본은 보고서 삭제 과정을 두고 작성한 정보관과 김 경정 등의 진술이 엇갈림에 따라 용산서 정보과 직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경위를 파악 중입니다.

특수본은 함께 입건됐다가 지난 11일 숨진 정 경감은 '공소권 없음' 처분할 방침입니다.

윤희근 "현 단계선 특수본이 가장 공정한 수사 형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특별검사) 실시를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금 단계에서는 법적으로 가장 공정하게 (수사를) 할 수 있는 방법이 특수본(경찰 특별수사본부) 형태"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습니다.

윤 청장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부별 심사에서 '경찰의 셀프수사를 중단하고 특검 수사를 받는 것이 더 좋은 방안인 것 같다. 특검 수사를 요청할 생각이 있느냐'는 민주당 주철현 의원의 관련 질의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다만, 윤 청장은 "이후에 특검을 할지는 이 결과(특수본 수사 결과)에 따라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윤 청장은 '경찰청장이 이태원 참사 사건의 수사를 지휘하느냐'는 주 의원의 질문에는 "특수본 수사에 대해서는 제가 일체 지휘를 하거나 보고받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 박통일 / tong1@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