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기 추락 기원' 김규돈 신부 "SNS 사용 미숙으로 전체 공개됐다"

'전용기 추락 기원' 성공회 소속 신부, 사제직 박탈
"마음에 상처 입은 분들께 사과" SNS 글 올려
천주교 신부도 '비나이다 윤 대통령 부부 추락 기도' 논란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응우라 라이 국제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대한성공회 김규돈 신부가 '대통령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란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뒤 논란이 되자 사제직을 박탈 당한 가운데 '공개할 의도가 아니었는데 실수로 글이 전체 공개됐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고 결국 사과했습니다.

성공회 대전교구 소속 김규돈 신부는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페이스북에 덜 익숙하고 덜 친했다. '나만보기'라는 좋은 장치를 발견하고, 요즘 일기장처럼 글을 쓰기 시작했다"며 "왜 그런지 모른다. 가끔은 일기처럼 쓴 글이 전체 글로 되어 있다. '나만의 생각 압축'이 있는데 말이다. 저의 사용 미숙임을 알게 된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김 신부의 SNS 계정은 비공개로 전환됐습니다.

앞서 김 신부는 SNS에 해외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온 국민이 추락을 위한 염원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썼고, 해당 글이 퍼져나가며 "죽음을 바라는 성직자냐", "신부가 할 말이냐", "신부가 샤머니즘을 믿는 것 같다" 등의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성공회 대전교구는 김 신부의 사제직을 박탈했습니다. 대전교구 관계자는 "사제로서 할 수 있는 표현이 아니다"라며 김 신부를 직권 면직 처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김 신부는 성공회 원주 노인복지센터장, 원주교회 협동사제 등 사제로서의 모든 지위를 상실했습니다.

↑ 사진 = 박주환 신부 페이스북 캡처

한편, 천주교 대전교구 소속 박주환 신부도 '전용기 추락 기원' 합성 이미지를 SNS에 올려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박 신부는 "기체 결함으로 인한 단순 사고였을 뿐 누구 탓도 아니다", "비나이다~비나이다~" 등의 글과 함께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전용기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합성한 이미지를 게재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 신부는 "국민의 마음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려고 만평과 같은 의미로 올린 것인데 과도한 관심에 당혹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박 신부 또한 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습니다.

아울러 박 신부는 지난 5일 이태원 참사 추모 집회에 참석해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천주교 대전교구는 박 신부를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공식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