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개로 생후 9개월 원아 숨지게 한 어린이집 원장 구속

법원, 증거 인멸 우려로 영장 발부
어린이집 원장 "아이 돌아다녀 잠 재우려고..."

↑ 경기남부경찰청. /사진=연합뉴스

경기 화성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생후 9개월 남아를 숨지게 한 어린이집 원장이 구속됐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12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60대 여성 A씨를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법원은 이날 오후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A 씨는 지난 10일 화성시 내 본인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에서 낮잠 시간에 생후 9개월 된 B군의 얼굴 위까지 이불을 덮고 베개를 올려놓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낮잠 시간이 끝나고 B 군을 깨워도 일어나지 않자 보육교사 등은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습니다. 그러나 B군은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끝내 숨졌습니다.

이날 오후 3시 38분쯤 어린이집에서 일하던 한 보육교사는"잠을 자고 있던 B 군이 숨졌다"며 119에 신고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B 군을 병원에 옮기는 한편, 경찰에 공조 요청을 했습니다.

경찰은 관계자 면담을 한 뒤 내부 CCTV를 통해 조사를 벌였고, A 씨를 긴급체포했습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B 군이 낮잠을 자지 않고 돌아다녀 잠을 재우려고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경찰은 B 군이 질식에 의해 숨졌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B 군의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어린이집 내부 CCTV 2개월 치를 면밀히 분석해 추가 학대 행위 여부도 살필 예정입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