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아빠 살해로 구속 기소된 母子, '살해 원인은 가정 폭력' 아니었다

"경제적 어려움과 폭언에 대한 인내심 부족 겹쳐"

↑ 대전검찰청 현판 / 사진=연합뉴스

중학생 아들과 어머니가 가장을 살해한 이유가 가장의 폭력 때문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8일 대전지검에 따르면 숨진 A(50)씨의 친척 등 주변인을 조사하고 의무기록을 확인한 결과, A씨의 아내와 아들의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에서 A씨의 상시적이거나 물리적인 폭력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아들 B(15)군도 검찰 수사 과정에서 '아버지의 물리적 폭력은 많지 않았다'고 시인했습니다.

대검찰청 통합심리분석 결과, 이 사건은 B군 모자의 경제적 어려움에 더해 A씨의 폭언에 대한 인내심 부족으로 발생했다고 파악됐습니다.

한편 초기 경찰 수사 단계 당시 B군은 "평소 아버지의 가정폭력이 심했고, 사건 당일에도 어머니를 때리는 아버지를 말리다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등의 보완 수사를 통해 모자(母子)가 계획적으로 가장을 살해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두 사람은 모두 구속됐습니다.

지난달 8일 집에서 잠들어 있던 A씨의 심장 부근에 아내 C씨는 부동액을 넣은 주사기를 찔렀고, 잠에서 깬 A씨가 저항하자 B군은 흉기로 그를 여러 차례 찔렀습니다. 그 옆에서 C씨는 둔기로 A씨의 머리를 내리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9월 18일 사업 실패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던 중 C씨가 A씨에게 소주병을 던져 다치게 하고, 같은 달 20일에는 소주를 넣은 주사기로 잠자던 A씨의 눈을 찌른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습니다.

대전지검은 이날 모자(母子)를 존속살해와 사체손괴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행동검사와 통합심리분석, 디지털포렌식 등 과학적인 보완 수사를 통해 피해자의 가정폭력이 주된 범행 동기가 아님을 확인했다"며 "피해자 유족에게 장례비를 지원하는 한편 다른 미성년 자녀를 위해 어머니의 재산관리권 등 친권에 대한 일부 제한도 청구했다"고 말했습니다.

[선예랑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nyehr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