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거주하는 한인 초등학생...욱일기 영상 삭제에 발 벗고 나서

미국 커뮤니티에 '욱일기 영상' 삭제 간절히 호소
서경덕 교수 "멋진 일…꼭 식사 대접하고 싶어"

↑ 스미소니언 매거진 사이트 속 영상의 욱일기 배경 화면 / 사진=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시 인근에 거주하는 한인 초등학생이 워싱턴DC에 있는 스미소니언박물관이 발행하는 매거진 사이트 속 욱일기 영상을 삭제하는 데 큰 공을 세웠습니다.

9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의 SNS에 따르면, 한인 초등학생 A(9)군은 스미소니언 매거진 사이트에서 동영상을 보던 중 욱일기를 발견했습니다.

그가 본 1분 분량의 영상은 고양이가 인간에게 얼마나 길들었는지를 보여주는 내용이었습니다. 해당 영상은 일본의 사례를 들면서 배경 이미지로 욱일기를 사용했습니다.

영상을 시청한 A군은 즉시 스미소니언 측에 영상을 바꿔달라는 항의 메일을 보냈고, 박물관 측은 "메일을 줘서 고맙다"는 등 형식적인 답변만 하며 일주일이 넘도록 해당 영상을 지우지 않았습니다.

A군은 이 사실을 자신의 어머니 이아르나 씨에게 알렸고, 그들은 영상을 지우는데 함께 나서달라며 미국 커뮤니티에 간절히 호소했습니다. 해당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A군의 호소에 적극적으로 동참했고, 결국 박물관 측은 압박에 못 이겨 마침내 욱일기를 삭제했습니다.

서 교수는 "멋진 일이다. 댈러스에 출장을 가게 된다면 이 가족에게 꼭 식사를 대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카타르 수도 도하의 대형 쇼핑몰 외벽에 내걸렸던 일본 욱일기 응원 사진도 현지 동포들의 참여로 내려졌다고 소개했습니다.

서 교수는 "예전에는 욱일기 문양을 보면 사진과 함께 저에게 제보를 해와 우리 팀에서 대부분 바꿔 나가는 방식이었는데, 요즘은 각국 한인들이 직접 항의해서 바꾼 후 연락을 주는 횟수가 많아졌다"고 전했습니다.

[선예랑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nyehr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