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당일 행적이 밝혀진 이임재 전 용산경찰청장이 현장 상황이 심상치않다는 보고를 받았는데도 뒷짐을 지고 걸어가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공분을 사고 있죠.
게다가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한 시각이 10시 20분이 아닌 11시 5분이란 사실까지 전해지면서 보고서 조작 의혹까지 일고 있습니다.
이규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찰 조끼를 입은 직원 옆에서 뒷짐을 지고 걸어가는 한 남성.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총괄책임자였던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입니다.
참사가 발생한지 40분이 지난 밤 11시쯤이었는데도, 이 전 서장이 느긋하게 현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 밤 9시 24분쯤 용산서 인근에서 식사를 한 뒤, 20여분 뒤 관용차를 타고 이태원으로 출발했습니다.
밤 10시쯤 녹사평역 인근에 도착해 차를 타고 현장에 들어가려 했지만, 차량 정체가 계속되자 10시 55분쯤 차에서 내려 현장으로 걸어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스탠딩 : 이규연 / 기자
- "이임재 전 서장이 이태원 앤틱가구거리에서 내려 이태원 파출소까지 걸어가는 데 걸린 시간은 약 10분입니다. 걸어서 10분 거리를 차를 타고 가려다 1시간 가까이 허비한 겁니다."
감찰 조사에서 이 전 서장은 "차로 이동하던 중 '큰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아 사안의 심각성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이 전 서장의 도착 지연, 상부 보고 지연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이 전 서장의 당일 행적이 허위로 보고됐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이 전 서장이 이태원 파출소에 도착한 시간은 밤 11시 5분쯤.
그런데 초기 상황보고 자료엔 이 전 서장이 현장에 밤 10시 20분 도착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경찰은 상황보고서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보고서를 작성한 직원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규연입니다. [opiniyeon@mbn.co.kr]
영상취재 : 이동학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
그래픽 : 송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