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6일) 일본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 기념 국제관함식에서 우리 해군이 욱일기와 모양이 유사한 해상자위대기에 경례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자, 일본 현지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가나가와현 사가미만에서 열린 국제관함식은 군 통수권자가 함대와 장병을 사열하는 의식으로, 대표적인 해군 군사 외교의 장으로 평가됩니다. 우리 해군이 참가한 것은 '7년만'이며 최신예 군수지원함인 '소양함'(1만1천t급)을 타고 총 12개국 중 9번째 순서로 항해했습니다.
이때 관례에 따라 우리 해군이 일본 총리와 해상자위대 깃발을 향해 경례한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일본 해상자위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국제관함식이 생중계되며, 당일 오전 11시 40분쯤 우리 해군이 '이즈모'를 향해 경례하는 모습이 담긴 것입니다.
일본 총리가 타고 있던 항공모함급 대형 호위함인 '이즈모'에는 해상자위대기가 달려있는데, 이 깃발이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 군기인 '욱일기'와 사실상 동일합니다. 때문에 욱일기를 향해 우리 해군 장병들이 경례한 셈이 됐습니다.
↑ 日 항공모함급 대형 호위함 '이즈모'에 달린 '해상자위대기'/ 사진=연합뉴스 |
국내에서 이 사실을 두고 논란이 일자, 일본 현지 네티즌도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의 교도 통신 기사에는 "참가하는 것 뿐만 아니라 경례하는 것도 치욕이라면, 일본에서 열리는 관함식에 불참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라는 의견을 비롯해 "전쟁범죄에 대한 국제사회와 한국의 개념이 괴리한 것 같다", "반일교육이 심각한 건가?" 등의 의견이 게재됐습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초대받아 참가했다면 상대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싫으면 거절하는 것이 평범한 방법이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외에도 "욱일기를 내세운 국제관함식에 각국이 참가했다는 것은 욱일기는 전범기 따위가 아니라는 국제적 판단"이라고 댓글이 달리기도 했습니다.
앞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욱일기와 자위함기가) 모양은 비슷하지만 가운데 빨간색 원의 위치가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야당은 국방부의 설명이 자위함기의 모태가 욱일기라는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과는 배치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어제(6일) '욱일기를 욱일기라 하지 못하는 윤석열 정부는 어느 나라 정부입니까?'라는 제목의 서면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반대에도 기어코 우리 해군이 일본 욱일기에 거수경례하도록 만들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이 대변인은 “윤석열 정부는 해상자위대기는 욱일기와 ‘모양은 비슷하지만, 빨간색 원의 위치가 다르다’는 황당한 궤변을 펼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일본 외무성도 자위함기를 범욱일기로 인정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만 욱일기를 욱일기라고 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