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당일 각 기관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사회부 민경영 기자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민 기자, 앞서 보도를 해드리긴 했지만, 참사 당시 마약 단속을 위해 형사들이 인근에 대기하고 있었잖아요? 정확히 어디에 있던 겁니까?
【 기자 】
네 말씀 하신 대로, 당일 이태원역 일대에는 마약 단속을 위해 형사 50여 명이 있었는데요.
정확히 어디에 있었는지 다시 한 번 지도로 보시죠.
사고 지점 바로 앞뒤 도로에서 순찰이 이뤄졌고, 녹사평역 등 인근에서도 형사들이 대기하고 있었는데요.
형사들이 현장에 투입된 시간이 오후 8시 50분쯤이었고, 9시 반에는 대형 인파를 분산시키기 위한 활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사고 인지는 최초 소방 신고로부터 약 30분 뒤인 10시 44분에나 이뤄졌습니다.
비록 다른 업무를 하고 있었다곤 하지만, 인근에 있던 것에 비해서 실제 사고 인지가 너무 늦지 않았느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인데요.
앞으로 수사나 감찰을 통해 더 밝혀져야 할 내용입니다.
【 질문2 】
참사 전에 이미 용산서 경찰이 핼러윈 기간에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정보 보고서를 작성한 적 있다고요.
【 기자 】
네 해당 보고서는 용산경찰서 정보과 직원들이 만들었는데요.
보고서에는 핼러윈을 앞두고 이태원에 인파가 몰려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건이 아니라 비슷한 내용이 여러 차례 보고 됐습니다.
그런데 이 보고서들이 참사 이후에 내부망에서 모두 삭제됐는데요.
용산경찰서는 규정에 따라 삭제했다는 입장이지만 보고서를 작성했던 직원에 대해 조직적인 회유 작업이 있었다는 의혹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특별 감찰팀은 오프라인에 남아있던 보고서 원본을 입수하고, 어떤 이유로 이 보고서들을 삭제했는지 집중 감찰하고 있습니다.
【 질문3 】
이태원에 설치된 CCTV로도 실시간으로 사고 당시 순간을 확인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더 빠른 초동 조치가 가능했을 수도 있었겠는데요.
【 기자 】
네 용산구청 관제센터에서는 CCTV를 통해 이태원 일대를 24시간 볼 수 있는데요.
물론 참사가 있던 당일도 근무자가 현장을 비추던 CCTV를 보고 있었지만 행정안전부에 참사와 관련한 보고가 이뤄지질 않았다고 합니다.
규정에는 관제실 요원이 비상상황 시 경찰이나 행안부에 전달하게 돼 있지만 지켜지지 않은 겁니다.
당시 근무자는 일지에 화질이 좋지 않아 먼 거리 식별이 어렵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결국, 10시 15분쯤 첫 신고를 받은 소방청이 10시 28분에 서울시, 10시 29분에 용산구, 10시 48분에 행안부로 상황 발생을 전달했습니다.
행안부는 10시 53분에 서울시와 용산구에 상황 관리를 지시했고요.
【 질문4 】
지금까진 첫 소방 신고가 밤 10시 15분이었다고 알려졌있는데, 사실 그전에도 관련 신고가 있었다면서요?
【 기자 】
네, 참사 당일 오후 6시부터 첫 사고 신고인 10시 15분까지, 이태원에선 총 17건의 소방 신고가 있었는데요.
말씀하신 신고는 10시 12분에 걸려온 신고입니다.
당시 119 녹취록을 보면,
한 시민이 '이태원' '숨이 막힌다'라는 내용이 담긴 119 신고를 했고, 접수자가 '잘 안 들린다'는 말을 하자 전화가 끊겼습니다.
소방청은 해당 신고를 '끊김'으로 종결 처리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소방청은 "신고가 있긴 했지만, 이태원 사고와 관련된 신고로 판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는데요.
'이태원', '숨이 막힌다' 같은 구체적인 내용에도 왜 이렇게 판단했는지 의문입니다.
경찰 특수수사본부도 이에 대한 수사를 벌이는 중입니다.
【 질문5 】
한덕수 총리가 모든 안전관리 매뉴얼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고요?
【 기자 】
한덕수 총리가 오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각 부처에 지시한 내용인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 인터뷰 : 한덕수 / 국무총리
- "모든 안전관리 매뉴얼을 철저히 재점검하고 시정이 필요한 부분은 즉시 개선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도…."
오는 10일부터 한 달간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관계기관 합동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또한, 외국인 피해자를 제외한 모든 피해자의 장례가 마무리됐는데, 이후에도 유가족과 부상자들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 앵커멘트 】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business@mbn.co.kr]
영상편집 : 송지영
그래픽 : 송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