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생환' 광부들 "희망 잃어갈 때 불빛 보였다"

빠르게 회복 중…의료진 "수일 내에 퇴원 가능"

↑ 경북 안동병원에서 회복 중인 봉화 광산매몰 생환 광부 박정하(62ㆍ오른쪽) 씨와 보조작업자 박모 씨(56) / 사진 = 연합뉴스

경북 봉화 아연광산 매몰사고 이후 221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광부들의 건강이 빠르게 회복 중입니다.

6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작업 반장 박정하 씨(62)는 극적인 순간에 구조의 불빛이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박 씨는 "(극적으로 구조된 4일) 제가 처음으로 '우리 희망이 없어 보인다'는 말을 꺼냈다"면서 "칠흑같은 암흑 속에서 불빛 하나 볼 수가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시간이 흐르면서 유일한 빛이었던 안전모 안전등 마저 꺼져갔고, 완벽한 암흑 속에서 젼혀 움직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자 두려움이 엄습했다"고 회상했습니다.

두 사람이 희망을 잃어가던 찰나 '발파'라는 소리가 크게 들려왔습니다.

박 씨는 "반대쪽에서 동료 한 명이 '형님' 하면서 뛰어 오더라"면서 "불빛이 보이면서 '이제 살았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살아나갈 수 있었다는 데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고, 저희를 응원해주고 성원해 주신 많은 분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씀 꼭 전해드리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구조된 광부들의 건강이 빠르게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조된 광부 가족과 의료진 등에 따르면 두 사람은 식사를 마친 뒤 복도를 걷거나 화장실을 가는 등 천천히 이동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장시간 빛을 보지 못한 눈을 보호하기 위해 착용한 안대도 착용 시간을 조금씩 줄이고 있습니다.

후산부(보조 작업자) 박모 씨(56)의 가족은 "식사 후에 운동 삼아 5~10분 정도 병원 복도를 걷는다"면서 "걱정했던 것보다 건강 상태가 좋아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아직은 아침에 잠에서 깬 뒤에 우리가 정말 살아 돌아온 게 맞냐고 되묻기도 하고 정신적으로 힘들어하실 때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안동병원 의료진은 전날 점심부터 두 사람에게 죽을 제공하고 있으며 점차 식사량을 늘려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두 사람의 건강 회복 속도가 상당히 빠르며 수일 내에 퇴원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