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친이 하루 10번 전화…법원 "전화 안 받으면 스토킹 무죄"

법원 "전화 벨, 상대방에게 송신된 음향으로 볼 수 없어"

↑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이미지.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헤어진 연인에게 집요하게 전화를 걸었더라도 상대방이 받지 않으면 스토킹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오늘(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9단독 정희영 판사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A 씨는 지난 3월 26일부터 6월 3일까지 전 연인 B 씨에게 반복해서 전화를 걸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스토킹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 씨는 영상통화를 시도하거나,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B 씨에게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심 법원은 B 씨가 A 씨의 전화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스토킹처벌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전화를 계속 걸었지만 상대방이 받지 않아 벨 소리만 울렸고 '부재중 전화'가 표시됐다면 스토킹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정희영 판사는 "상대방 전화기에 울리는 벨 소리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상대방에게 송신된 음향으로 볼 수 없다"면서 "B 씨 휴대전화에 '부재중 전화'가 표시됐더라도 이는 휴대전화 자체 기능에서 나오는 표시에 불과하기 때문에 A 씨가 B 씨에게 도달하게 한 부호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