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사고 당시 좁은 골목길엔 몰려드는 인파를 통제하는 경찰은 없었죠.
그런데 2년 전엔 압사사고에 대비해 경찰 병력을 투입해야 한단 대책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줄곧 '주최자가 없는 행사라 미리 대비를 못 했다'고 했는데, 2년 전엔 또 매뉴얼대로 했던 겁니다.
백길종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20년 서울 용산경찰서가 작성한 핼러윈 종합치안대책 보고서입니다.
코로나19와 각종 안전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한 보고서인데, '인구 밀집으로 인한 압사 상황 대비'라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경찰 병력을 현장에 출동시켜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현장 질서를 유지한다고 돼있는데, 경찰이 올해 행사 때는 하지 않았던 조치입니다.
참사 뒤 경찰은 줄곧 '핼러윈 행사는 주최자가 없어 미리 대비를 못했다'고 했는데, 2년 전엔 달랐던 겁니다.
지난 2014년 경찰이 펴낸 '다중운집 행사 안전관리 매뉴얼'에도 경찰통제선을 설치하고, 인파 이동 시 경력과 시설물을 배치하라고 돼있습니다.
또 운집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경력을 운용하라는 설명도 있는데, 2년 전에는 매뉴얼을 따랐지만 올해는 따르지 않은 겁니다.
때문에 10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 이태원 핼러윈 축제에 경찰이 더 적극 개입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 인터뷰(☎) : 임호선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주최자가 없더라도, 올해는 방역 수칙이 해제된 후에 처음으로 열리는 핼러윈 축제인 만큼 많은 인파가 운집할 거라고 자체 판단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경찰에서 충분히 사전에 대비했어야 마땅하다…."
경찰은 해당 매뉴얼에 대해서도 "주최자가 없는 경우엔 적용하지 않는다"며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해 조속히 주최자 유무와 관계없는 '인파관리 매뉴얼'을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백길종입니다.[100road@mbn.co.kr]
영상취재 : 김현우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