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규 국무조정실장 "이행강제금 실효성 확보 방안 검토해야"
↑ 이태원 참사 골목 옆 해밀톤 호텔 / 사진 = 연합뉴스 |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골목 옆에 있는 해밀톤호텔이 9년 동안 무단 증축으로 5억 원이 넘는 이행강제금을 내며 영업을 지속해 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4일 서울시의회 주택 공간위원회 김태수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 주택정책실을 통해 받은 자료는 해밀톤호텔은 2013년부터 본관과 별관에서 모두 무단 증축이 적발돼 위반건축물로 등록됐다고 밝혔습니다.
적발 건수는 지난해까지 9년간 본관 3건, 별관 4건 총 7건입니다. 해밀톤호텔 본관은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골목과 인접한 세계음식문화거리 쪽 북측 주점의 테라스 17.4㎡를 무단 증축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호텔 별관도 1층 31㎡ 가량을 불법 증축한 위반 건축물입니다. 적발 이후에도 점포 30㎡, 2층 영업장 78㎡ 등을 추가로 무단 증축했습니다.
이로 인해 지난 2013년 3452만 9560원의 이행강제금을 낸 뒤 지금까지 총 5억553만3850원의 과태료를 냈습니다. 본관 뒤편 테라스 증축에 따른 이행강제금은 397만680원으로 지난해 11월 처음 적발돼 징수됐습니다. 이 기간 매년 5617만원의 벌금을 낸 셈이지만, 호텔 측은 단 한 건도 철거 등 시정 조치하지 않고 오히려 추가로 불법 증축을 해왔습니다.
건축물 허가권자인 구청장은 위반건축물을 적발 시, 사전 통지를 보내고 1·2차 시정명령을 내립니다. 만약 미이행 시,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게 됩니다. 또 동일인이 3년 이내 2회 이상 적발되면 이행강제금이 배로 늘어나게 되는데, 해밀톤호텔은 이를 감수하고 이행강제금을 내며 버텨온 것입니다.
해밀톤호텔은 불법 증축한 건물을 운영해서 이행강제금을 부담하고도 적지 않은 수익을 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밀톤호텔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당기순이익은 9억 5515만원이었습니다.
김태수 시의원은 "5억 원이 넘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해도 시정하지 않는 것은 현재의 행정조치가 부족하다는 의미"라며 "위반건축물 문제는 매년 지적돼도 방치해서 결국 소중한 젊은이들을 잃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런 가슴 아픈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당 구역을 용산구청과 면밀하게 조사하고 서울시와 자치구가 협의해서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해밀톤 호텔 이외에도 참사 현장 인근에는 총 17개의 건축물이 있고, 그중 8개의 건축물이 건축법을 위반해 불법 증축됐다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밝혔습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 결과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향후 위반 건축물 관련 제도가 충실히 이행되도록 서울시·용산구와 협력
방 실장은 “건축법을 위반한 건축물에 시정 명령하고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있다”며 “건축주들이 이행강제금을 내면서 불법건축물을 운영해왔다. 이행강제금의 실효성을 더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해 나가겠다는 내용의 중대본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iyoungkim47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