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중이던 야간 기동대 역시 참사 후 투입
당초 대규모 행사의 경비나 집단적 시위의 규제, 돌발 사태 대처 등은 기동대에서 담당합니다. 하지만 이번 핼러윈 기간에는 교통기동대만 20명 배치해 차량을 통제하고 도로 흐름을 전담했을 뿐, 집회 현장의 인파 관리는 부재했습니다.
↑ 지난 29일, 청계광장에서 열린 촛불전환행동 집회/ 사진=연합뉴스 |
SBS가 입수한 '간담회 결과 보고'라는 문건에 따르면 용산서 112 상황실이 '행사 기간에 기동대 2개 중대, 즉, 120여 명이 대기한다고 밝혔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당일 서울 도심권에서 좌·우파 성향 단체의 대규모 집회가 열리며 이곳에 서울 전역의 모든 기동대 3540명과 지방경찰청 기동대 480명까지 추가 투입되었습니다.
결국 약 13만 명이 모였던 핼로윈에는 교통기동대만 남아 아비규환 속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난 29일, 서울 도심권 곳곳에서 시위가 한창이었습니다. 당일 대규모 집회 4건 등 총 15건의 집회 및 시위가 열렸고 참사 발생 1시간 15분께 전까지 이어졌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10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한 집회는 한국노총·민주노총 공동대책위원회, 촛불승리전환행동, 자유통일당, 신자유연대 등 총 4건이었습니다.
4개 집회의 참여 인원은 총 4만 명에 달했던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외에도 종로와 남대문, 용산 일대에서 크고 작은 집회 11건이 있었습니다. 좌파 성향 단체와 우파 성향 단체의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자 경찰에선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전체 기동대 부대 59개를 모두 투입했습니다. 이 규모가 3450명입니다. 이 또한 부족할 것이라 판단한 서울청은 지방경찰청에 8개 부대를 추가로 요청해 투입했습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이날 집회는 오후 9시쯤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서울 곳곳에서 대규모 인파가 모이며 경력 투입에 대한 판단이 실패한 것으로 보입니다.
↑ 이태원 참사 현장을 수색 중인 경찰/ 사진=연합뉴스 |
그러나 문제가 제기되는 부분은 그 후입니다. 당시 서울경찰청은 집회가 끝난 9시쯤 야간 근무가 예정된 1개 부대를 제외한 나머지 부대를 해산했습니다. 때문에 밤이 되면 더 활발해지는 이태원 핼로윈 인파에 이들을 투입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동대가 해산된 시점, 이태원 인근 경찰들은 인파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용산경찰서 경찰관은 참사 1시간 전부터 경찰서 교통 담당자에게 "집회에 나간 교통기동대 20명을 빼서 배치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용산경찰서에서 사태가 심각함을 인지하고 야간 기동대를 투입한 것은 밤 11시 15분쯤입니다. 절차상으론 서울경찰청에서 기동대를 배치해야 하지만 용산경찰청에서 '선조치 후보고'를 감행했습니다. 하지만 기동대가 현장에 도착한 것은 밤 11시 40분이었습니다. 참사가 벌어진 지 1시간 25분가량 지난 상황
민주당 이성만 의원실이 확보한 경찰의 '다중운집 행사 안전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경찰은 당장 눈앞에 보이진 않지만, 행사에 내재한 위험성을 사전에 판단하고,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등 행사 안전 확보에 힘써야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awon293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