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당일인 토요일에는 사람들이 몰렸다는 인파 신고가 사고 전인 10시까지 11건이나 됐는데, 사고 전날인 금요일에는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고가 폭증한거나 다름없었고, 이쯤되면 경찰도 수상한 낌새를 눈치챘어야 하는 건 아닌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표선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참사 당일, 첫 번째 신고는 이곳에서 시작됐습니다.
오후 6시 34분, "좁은 골목에 사람들이 엉켜 압사당할 것 같다"는 신고였습니다.
약 2시간이 지난 오후 8시 9분. 맞은편에선 "사람들이 다쳐 단속이 필요하다"는 두 번째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오후 8시 33분, 처음으로 참사가 발생한 거리에서 "사람들이 쓰러지고, 위험하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8시 53분부터 9시 10분까지 해밀턴 호텔 뒤편을 중심으로 '압사 위험 신고'가 차례대로 들어왔습니다.
9시 51분과 10시. 시민들은 "빨리 좀 와달라며" 다시 한 번 경찰을 찾았고,
사고 발생 4분 전, 10시 11분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비명과 함께 신고는 끝이 났습니다.
그런데 이런 압사, 인파 밀집 관련 신고는 전날에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경찰은 소음과 교통 관련 신고는 10건 있었지만, 인파나 안전사고 우려는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핼러윈 이틀째인 토요일 밤, 단 하루 만에 압사 신고가 폭증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전날 이태원을 방문했던 시민들과 인근 상인들은 인파가 적었던 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 인터뷰 : 이태원 상인
- "토요일은 말할 것도 없는데 금요일 너무 많아서 저희도 당황했죠."
▶ 인터뷰(☎) : 전날 이태원 방문객
- "기차놀이 하듯이 이동하고 그것도 좀 안 돼 가지고 나중에는 일행들이랑 흩어지고…."
결국 사건 당일 처음으로 들어온 '압사 위험' 신고에 경찰이 더 기민하게 대응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경찰이 핼러윈 기간 토요일 밤에 신고가 폭증한다는 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사건 당일 밤 집중된 신고에는 손을 놓고 있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위험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고, 전날과 다른 압사 신고 폭증에도 그날 11건의 신고에 경찰 출동은 고작 4번에 그쳤습니다.
MBN뉴스 표선우입니다. [pyo@mbn.co.kr]
영상취재 : 이동학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
그래픽 : 백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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