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경찰서의 주장이 맞다면 서울경찰청은 참사가 난 당일 집회에 기동대를 총동원하다보니 이태원 핼러윈 축제를 지원할 여력이 없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토요일 저녁 8시쯤 용산지역에서 열린 맞불집회 인원이 7천 명이 조금 넘었는데, 동원된 경찰 기동대 병력은 이에 맞먹는 5천 명 안팎이었습니다.
두고두고 경찰 병력의 배치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박은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이태원 참사가 일어났던 지난달 29일,
당시 서울 종로, 남대문 등에서 열린 집회에 경찰은 전체 81개 기동대 병력을 총출동시켰습니다.
특히 오후 8시쯤 이태원역에서 불과 1.8km 떨어진 삼각지역에서 7천여 명이 모인 보수, 진보단체의 맞불집회에 5천 명 안팎의 60개 중대를 보냈습니다.
최근 용산지역에서 열린 주말 집회에서 별다른 충돌이 없었는데다, 집회 숫자와 맞먹는 경찰 병력을 보낸 것은 너무 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고 발생 직후 현장을 본 기동대의 한 간부는 MBN과의 통화에서 "당시 현장엔 교통경찰밖에 안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 인터뷰 : 황창선 / 경찰청치안상황관리관(어제)
- "경찰서 별로 한시적으로 증원하는 방법이 있긴 있는데 이번 이태원 사안은 우리가 처리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것 같습니다."
서울경찰청은 참사 이전 기동대 요청을 공식적으로 받은 문서가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MBN이 복수의 경비·기동대 간부들을 취재해보니 "기동대 요청을 문서로 하는 일은 거의 없고 전화나 메신저를 통해 지원 요청 취지를 알리는 게 대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고 당일 기동대가 집회에 총동원되다보니 사실상 이태원을 지원할 여력이 없었지만, 집회가 끝나고 뒤늦게라도 지원에 나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MBN뉴스 박은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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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