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골목에는 해밀턴호텔 측이 만든 '꼼수 가벽'이 있었습니다.
또, 호텔 뒤쪽 주점 테라스가 불법으로 증축됐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호텔 건너편에는 건축물대장이 없는 건물도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골목길이 비좁아져 참사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태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참사가 발생한 골목에는 해밀턴 호텔이 설치한 분홍색 철제 가벽이 있었습니다.
길을 따라 이어진 가벽이 골목길을 1m가량 좁게 만든 건데, 불법 증축 건물은 아니어서 '꼼수'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4m가량 되는 골목이, 가벽 탓에 3.2m로 좁아진 겁니다.
심지어 호텔 건축물대장을 확인하면 골목과 5m가량 떨어진 호텔 주점에는 약 17.4 제곱미터의 테라스가 불법 증축돼 있었습니다.
건너편 별관에선 핼러윈 행사를 위해 임시 부스까지 설치했습니다.
가뜩이나 많은 인파에 통행로까지 비좁아지면서 '병목 현상'을 만들었다는 지적입니다.
주점을 관리하는 호텔 쇼핑몰 측은 "구청에서 시정조치가 있어 주점에 전달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용산구는 지난해 시정이 되지 않자 강제이행금을 부과하고 위반건축물 표기를 했습니다.
호텔 측은 예상치 못한 인파가 몰렸다면서 테라스가 참사의 직접적 원인이라고는 보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이런 증축물 등이 참사를 키운 '간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경찰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 인터뷰 : 황창선 /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
- "도로법이라든지 건축법 등에 저촉을 받거나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여지고요. 어느 한 곳에 집착 않고 다양하게, 폭넓게 다 지켜보고 있고."
심지어 호텔 건너편에는 건축물 대장이 없는 건물이 있는 것으로 파악돼, 현재 구청 측이 무허가 건물인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태형입니다. [ flash@mbn.co.kr ]
영상편집: 오광환
그래픽: 박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