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사고 당시 차량 통제와 이태원 지하철역 무정차 통과를 했더라면, 이번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MBN이 1999년 12월 31일 밀레니엄 이브 당시 이런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고를 방지한 경험이 있는 공간분석전문가를 만나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더니, 이런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백길종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이태원에 10만 명이 넘게 올 것으로 예측됐지만 경찰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외국인 목격자 (사고 직후)
- "저녁 9시쯤에 왔는데, 경찰은 그냥 이쪽 차도 쪽에 있었어요. 골목 안에 경찰관은 없었습니다."
투입된 경찰 수 보다도 소극적인 통제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겁니다.
MBN이 만나 본 공간분석전문가 김영욱 세종대 교수는 "영국 경찰은 20여 년 전부터 전문가 연구를 활용해왔다"며 시뮬레이션 기술 도입을 촉구했습니다.
▶ 인터뷰 : 김영욱 / 세종대 건축공학부 교수
- "밀레니엄 이브 때 혼잡 사고를 미리 방지하고자 적용했던 프로그램이고요. 영국 경찰청에서 99년 12월 31일을 대비해서 1년 훨씬 전에 발주했고요."
도로의 위치와 너비 등을 고려해 인파 수용성을 색깔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인데, 어느 곳이 취약한지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 스탠딩 : 백길종 / 기자
- "이태원역 인근 도로가 얼마나 많은 인파를 견딜 수 있는지 색깔로 나타낸 약도입니다. 세계음식거리는 빨간색으로 가장 높은 수용성을 보인 반면, 사고가 난 골목길은 초록색보다도 더 낮은 단계인 파란색으로 인파에 가장 취약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이태원역 무정차, 대로 차량 통제가 핵심이었다고 강조합니다.
▶ 인터뷰 : 김영욱 / 세종대 건축공학부 교수
- "사고 난 당시 상황이고. 그다음에 무정차에다가 도로를 통제해서 사람들이 다니게 해주면 선의 색깔들이 굉장히 살아나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다…."
이태원역 무정차 조치로 인파가 인근 녹사평·한강진역으로 분산됐다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겁니다.
김 교수는 "즉각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충분히 많다"며 "단순히 경찰의 문제로 치부하기보다 이런 기술의 필요성에 관심을 가지고 제도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MBN뉴스 백길종입니다.[100road@mbn.co.kr]
영상취재 : 이준우 VJ
영상편집 : 이재형